현대차·기아 ‘달이 딜리버리’ 카페~사무실 오가며 음료 배달
현대위아 ‘주차 로봇’ 주차장서 주차와 출차 서비스 제공
오피스 빌딩 9층에 근무하던 직원이 지하 1층의 카페에 음료를 주문했다. 그러자 배달 로봇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카 카페 쪽으로 이동한다. 카페 직원이 음료를 수납 트레이에 올려놓자 달이 딜리버리는 보안 게이트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올라간다. 달이 딜리버리는 주문한 고객의 얼굴을 인식한 후 수납함의 문을 열어 음료 전달까지 완료한다.
현대차그룹은 20일 서울 성동구의 팩토리얼 성수에서 현대차·기아의 배달 로봇 달이 딜리버리와 현대위아 주차 로봇의 서비스 시연을 선보였다. 팩토리얼 성수는 이지스 자산운용과 현대차가 손잡고 로보틱스 기술을 대거 적용해 선보인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에서 개발한 달이 딜리버리는 건물 엘리베이터와 출입문 등 관제 시스템과 통신하며 스스로 건물의 각 층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앞뒤에 달린 2개의 라이다와 사방에 달린 4개의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피하고, 멈추는 것도 가능하다.
안면인식 기술도 적용돼 오배송을 방지한다. 배송 목적에 도착하면 카메라와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주문한 고객의 얼굴을 인식한 후에 음료를 전달한다. 현대차·기아가 자체 개발한 안면인식 기술로 정확도가 99.9%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달이 딜리버리는 현재는 카페 음료를 전달하는 서비스만 하고 있지만, 택배 배달과 음식 배달 등까지 서비스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 다수 고객에 한 번에 배달하는 ‘멀티 드롭’ 기능도 개발 중이다. 여러 고객이 주문한 음료를 한 번에 받아 각각의 고객에게 배달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달이 딜리버리는 팩토리얼 성수에 총 3대 배치될 예정이며, 향후 입주 현황에 따라서 확대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팩토리얼 성수 건물을 시작으로 다른 건물에도 로봇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위아는 이날 주차 로봇을 활용한 주차와 출차 서비스를 선보였다. 주차 로봇이 상용화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업무용 차량을 예약하자 주차 로봇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차 로봇 2대가 차량 하부로 들어가 각각 앞바퀴와 뒷바퀴를 들어 올렸다. 로봇은 고객이 지정한 장소로 이동해 차량을 내려놨다. 차량 이용이 끝났을 때 지정된 장소에 고객이 차를 반납하면 주차 로봇이 자동으로 주차까지 완료했다.
로봇의 두께는 110㎜로 성인 발목 높이 정도였다. 어떤 차량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얇게 설계됐다. 장착된 라이다 센서를 통해 로봇이 차량 바퀴의 크기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들어 올린다. 최고 초속 1.2m의 속도로 최대 2.2톤의 차량까지 자동 주차할 수 있다.
특히 로봇이 전후좌우 어떤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도록 개발돼 주차가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도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다. 같은 면적의 공간에 더 많은 주차면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공간 활용성을 크게 높인다. 무거운 대형 전기차도 주차할 수 있다.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은 앞으로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에서 주차하는 것은 물론 완성차 공장 등에서 차량을 옮기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문을 연 현대차그룹 싱가포르혁신센터(HMGICS)에 도입돼 활용 중이다.
강신단 현대위아 모빌리티솔루션기획실 상무는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은 최대 3.3톤의 차량까지 주차할 수 있도록 개발을 마쳐 무거운 전기차도 옮길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에도 대규모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