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에어컨은 2시간 마다 OFF·신형은 계속운전이 전력 절감 유리"
올해가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장시간 에어컨 사용에 따른 냉방비 폭탄이 우려된다. 이에 조금이라도 냉방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어컨 유형에 따른 똑똑한 사용법을 통해 전력 사용을 줄여 전기 요금을 아끼는 지혜가 필요하다.
22일 기상청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가정에서의 에어컨 사용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의 ‘2024년 3개월(6~8월) 전망’을 보면, 올여름은 평년보다 덥고 비도 더 많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6월과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달하고, 낮을 확률은 20%에 불과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한국 등 12개국 기상청의 기후예측모델을 종합해 내놓은 전망에서도 한국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74~80%에 달한다.
더위를 버텨내기 위한 냉방수요는 폭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전력은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에어컨 구동 방식별로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하는 '슬기로운 냉방기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먼저 에어컨은 실외기 가동 방식에 따라 '정속형'(구형)과 '인버터형'(신형)으로 구분된다.
각 가정과 사업장 등에서 보유한 에어컨이 2011년 이전 제작된 제품이라면 구형, 이후 제작된 제품이라면 신형일 가능성이 높다.
구형의 경우 설정온도에 도달하기까지 실외기가 일정한 속도로 가동된다. 목표한 온도에 도달한 이후에는 수동으로 2시간마다 가동을 멈춰주면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구형 에어컨은 온도를 유지할 때 실외기가 자동으로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신형은 껐다 켜기를 자주 하기보다는 냉방 희망 온도를 고정한 후 연속운전 하는 것이 전력 사용량 절감에 유리하다. 설정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는 실외기가 강(强)운전을 하고, 도달한 후에는 약(弱)운전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에어컨 전력 소비의 90∼95%는 실외기 운전에서 발생하므로 에어컨 유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을 열어 놓고 냉방을 하는 '개문 냉방'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문을 열고 냉방기기를 가동하면 문을 닫았을 때보다 최대 4.4배로 전력 소비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선풍기와 에어컨을 함께 틀면 차가운 공기가 확산해 요금을 절감할 수 있고, 커튼으로 햇빛을 가리면 냉방 효율이 올라간다.
냉방 효율을 높이는 적정온도는 26℃로 권장된다.
26℃를 유지할 경우 24℃ 냉방 시보다 2시간 가동 기준 전력 사용량을 약 0.7배 절감할 수 있다.
가정에서 26℃ 기준으로 에어컨 사용을 하루 2시간씩 줄이면 하루 1.15kWh(킬로와트시), 월 34.5kWh를 절감할 수 있다.
이 경우 4인 가구의 여름철 전력 사용량(400kWh) 기준으로 전기요금은 월 9100원을 아낄 수 있고, 한전의 에너지캐시백 제도에 참여하면 2100원이 추가로 보상된다.
이와 함께 한전은 7∼8월 주택용 누진 구간 범위를 1단계 200kWh 이하에서 300kWh 이하로 늘리고, 2단계는 201∼400kWh에서 301∼450kWh로 확대해 소비자들의 요금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여름철 복지할인 한도도 2000원에서 4000원으로 확대해 최대 2만 원까지 전기요금 완화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