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저에 다시 비상…“필요하다면 24시간 외환시장 개입 준비”

입력 2024-06-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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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재무관, 발언 수위 높여
미국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 일축
엔·달러 환율, 다시 160엔 육박
일본은행 의사록 공개에도 변화 없어

잠시 주춤했던 엔저가 다시 시동을 걸면서 일본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당국은 본격적으로 통화시장에 개입할 조짐을 보인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환시장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당국은 하루 24시간 통화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사흘 전 “환율 움직임이 과하면 조치할 준비가 됐다”던 간다 재무관은 이날 발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최근 미국이 일본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에 추가한 것에 대해선 “우리의 환율 전략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외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과도한 환율 움직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155.13엔까지 내렸던 엔·달러 환율은 다시 160엔에 육박하며 4월 말 기록했던 34년 만의 최고치(엔화 가치 최저)를 경신할 태세다. 이에 일본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시장은 일본은행( BOJ)이 발표한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에 주목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들은 “비용 전가로 인해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관점에서 금융완화의 새로운 조정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엔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한 위원은 “엔저는 물가 전망의 상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적절한 정책 금리 수준도 그만큼 올라간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짚었다.

의사록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시사했지만, 크게 ‘매파’적이진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엔저 추세에 제공을 걸지는 못 했다. 엔·달러 환율은 의사록 발표 이후 떨어지긴 했어도 여전히 159엔 선을 유지하고 있다.

커먼웰스은행의 캐럴 콩 통화 전략가는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에 대한 기대감에도 환율이 계속 올라 160엔 수준까지 근접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일본은행이 정책과 관련해 아주 매파적인 힌트를 주지 않는 이상 환율이 반전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IG호주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엔화 가치 하락은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것과 일본은행이 채권 매입 축소에 대한 세부 계획 제공을 꺼린 데 따른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고점을 기록했던 4월 말의 160.20엔을 넘어서면 외환시장 개입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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