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양말에 기생충까지…오물풍선에 담긴 북한의 민낯 '경악'

입력 2024-06-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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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인천 중구 전동 인천기상대 앞에 떨어진 북한 오물 풍선 잔해를 군 장병들이 지뢰 탐지기로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남측으로 살포한 오물풍선에 담긴 퇴비 등 물질에서 기생충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대남 오물풍선 70여 개를 수거해 4일부터 일주일간 분석한 결과, 살포 오물 내에 포함된 토양에서 회충, 편충, 분선충 등 기생충이 다수 발견됐다고 이날 밝혔다.

토양에선 사람 유전자도 나왔는데, 이는 기생충이 인분에서 나온 것임을 시사한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 기생충은 화학비료 대신 인분비료를 사용하는 경작 환경이나 생활 환경이 비위생적일 때 발생하는 만큼 보건 환경 후진국에서 많이 관찰된다.

오물풍선에 담긴 토양이 소량이고, 우리 군에서 수거·관리해 감염병 우려 등 위해 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을 보여주는 쓰레기도 발견됐다. 오물풍선에는 일반 쓰레기보다는 폐종이, 비닐, 자투리 천 등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살포용 쓰레기'가 다수였지만, 여러 번 꿰맨 흔적이 있는 양말이나 구멍 뚫린 바지 등 북한 주민의 생활난을 보여주는 생필품 쓰레기도 발견됐다.

▲통일부가 이달 4일부터 11일까지 수집한 북한발 오물 풍선 70여 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 내부의 생활난을 보여주는 옷감을 덧대어 만든 장갑. (사진제공=통일부)

또 오물 속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를 우상화하는 문건도 훼손된 채 발견됐다. '위대한 령도자 김일성 대원수님 교시',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가 적힌 종잇조각이 발견된 것이다.

북한 형법상 수령 교시가 담긴 문건을 훼손하는 행위는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다. 통일부는 오물풍선 살포에 동원된 북한 주민의 반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북한은 2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 담화에서 오물풍선 재살포를 예고한 데 이어 이날 오후 늦게 또다시 오물풍선을 날려 보냈다. 올해 들어 5번째 살포다.

합동참모본부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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