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율도 미국 지수 ETF 대비 높아…투자 '단기화' 중
전체 ETF 순자산 연초 대비 30조↑…사실상 국내 지수형 ETF 투자 無
최근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6년 새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국내증시는 사실상 ‘단타’ 시장으로 전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지수형 ETF에선 단기투자 성격이 짙은 레버리지 위주로 매수가 집중되면서 회전율이 높아지는 등 상승ㆍ하락을 예상하는 ‘방향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해외 지수형 ETF는 회전율이 낮고, 배당·테크·지수 추종 ETF를 많이 담는 등 성장성을 고려한 장기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3개월간 개인 투자자 순매수 10위 중 국내 시장 기반 ETF는 2개로 나타났다. 이 중 추종지수의 2배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1개에 불과했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 중 2위를 차지한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는 코스닥150지수 일별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3위를 기록한 'KODEX CD금리액티브'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상품은 S&P500, 나스닥 등 미국 지수나 배당, 국채와 관련된 것이었다.
통상 지수형 ETF는 장기 투자용 상품으로 구분돼 연금저축 계좌 등에서 기본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일평균 거래량을 평균 상장주식 수로 나눈 수치인 회전율을 들여다보면 투자자들의 국내 지수형 ETF와 미국 지수형 ETF 매수 목적이 다름을 알 수 있다.
국내 대표 ETF인 'KODEX 코스닥150' ETF의 경우 4월부터 현재까지 일평균 회전율이 19.06%로 집계됐다. 상장된 주식 100개 중 19개가량이 하루에 거래된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 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 중 순자산가치 4위를 기록 중인 ‘TIGER 미국 S&P500 ETF’의 경우 일평균 회전율은 0.96%에 불과했다.
결국, 미국시장 대비 한국시장이 부진함에 따라 ETF 시장도 ‘단기화’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물려도 살려준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튼튼한 미국시장을 믿고 미국 관련 ETF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개인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국내 지수형 ETF 순자산은 20조1974억 원으로 연초(20조71억 원) 대비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ETF 순자산은 152조4529억 원으로 연초 대비 30조9342억 원이나 늘어났는데, 이 중 해외 지수형 ETF는 14조5000억 원 넘게 상승해 사실상 국내 지수형 ETF엔 추가 투자를 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국내 시장 데이트레이딩도 매년 증가 추세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2005년부터 2019년까지는 주로 40%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부터 50%대로 올라섰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53%, 55%였다. 코스피 시장은 최근 5년간 30∼40%대에 머물렀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40.8%, 40.1%가 데이트레이딩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안정감은 사실 한국 시장에 비할 바가 못 된다”면서 “우리나라 시장이 ‘밸류업’되지 못한다면 이런 상황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