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잇돌대출 공급액 ‘반토막’인 은행…퇴짜맞은 차주, 저축은행으로

입력 2024-06-28 05:00수정 2024-06-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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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1분기 공급액 40% 급감
작년에도 목표액 절반 못 채워
은행권 “SGI 신용요건 강화 탓”
‘퇴짜’ 맞은 차주들 저축은행으로
‘사잇돌2’ 공급은 130억 늘어

5대 은행의 사잇돌대출 신규 취급액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은행권 외면에 자금 융통이 어려워진 중·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신용점수가 낮은 대출자들은 저축은행에서 조차 대출받기가 어려워 이들의 자금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분기 사잇돌대출 공급액은 18억7000만 원으로 지난해 1분기(31억2000만 원)보다 40%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사잇돌대출은 SGI서울보증에서 대출원금을 보증해 주는 정책금융 성격의 중금리 대출 상품이다. 근로자(연 소득 1500만 원 이상), 사업자(연 소득 1000만 원 이상), 연금소득자(연간 수령액 1000만 원 이상)에게 연 6~10% 금리로 1인당 최대 2000만 원까지 대출을 해준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 4억7000만 원 △KB국민은행 3억3000만 원 △하나은행 3억1000만 원 △NH농협은행 6000만 원 순이다.

은행들의 사잇돌대출 공급은 감소 추세를 보인다. 5대 은행의 지난해 2분기 공급액은 27억2800만 원으로 1분기 대비 12.5% 감소했다. 3분기 22억4000만 원, 4분기 18억5000만 원으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금융 당국이 제시한 목표 액수인 221억 원의 절반도 못 채웠다. 5대 은행의 사잇돌대출 공급액은 99억4000만 원으로 목표액의 44.9%에 그쳤다.

은행권은 SGI서울보증의 보증서 승인율이 낮아지면서 사잇돌대출의 수요 자체가 낮아졌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2022년 사잇돌대출 공급액 70%를 신용점수 하위 30% 이하 차주로 채우도록 요건을 강화했다.

실제 5대 은행의 1분기 민간중금리대출 공급액은 9341억1000만 원으로 실행 건수는 5만1135건에 달했다. 사잇돌대출의 실행 건수가 291건에 불과한 것과 상반된다.

민간중금리대출은 금융사가 신용평점 하위 50%인 차주(돈 빌리는 사람)에게 일정 수준 금리 이하를 자체 신용으로 공급하는 상품이다.

신용점수 구간별 평균 대출금리 또한 민간중금리대출이 낮았다. 사잇돌대출의 신용점수 구간별 평균 대출금리는 701~800점이 8.53%지만 민간중금리대출 평균 대출금리는 701~800점이 5.81%로 사잇돌대출보다 2.72%포인트(p) 낮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잇돌대출보다 민간중금리상품이나 새희망홀씨 금리가 더 낮아서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사잇돌대출은 서울보증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도 까다롭고 보증료 비용도 발생해 자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1금융권의 사잇돌대출 취급액이 낮다 보니 자금난을 겪는 차주들이 저축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분기 ‘사잇돌2’ 공급액은 3312억74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984억4100만 원)보다 1328억3300만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리 대출 규모는 1조796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1조6685억 원) 증가했다.

다만, 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대출 외면은 여전한 상황이다. 1분기 신용점수 501~600점 이하 저신용자에 민간 중금리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11곳으로 전년 대비 6곳 감소했다. 같은 기간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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