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부 물류 부동산 공실률 20% 육박
전자상거래 성장세·무역 둔화 등 영향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MSCI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의 데이터를 인용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지난 10년간 창고, 산업용 빌딩, 고층 오피스 빌딩 등 중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돈이 총 1000억 달러(약 138조9500억 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전자상거래, 제조업, 식품 저장 등의 장기적 호황을 예상해 물류 거점들이 대거 지어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중국 동·북부 지역 물류 부동산의 평균 공실률은 최근 몇 년 새 최고치인 20%에 육박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데이터에 따르면 물류시설이 밀집한 동부의 창고 공실률은 1월 19.2%를 기록했다. 다만 남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양호해 전국 창고 공실률은 16.5%로 집계됐다.
물류 거점들은 세입자를 잃었고, 건물 소유주들은 임대료를 깎아주거나 임대 기간을 단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 상업용 부동산을 소유한 부동산투자신탁(REIT)의 가격이 급락하고 일부 운용사들은 임대료 수입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이비어 리 모닝스타 부동산 주식 부문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물류 및 상업용 부동산이 공급과잉상태가 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내 전자상거래는 쇼핑객들의 절약 성향이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 소매판매의 온라인 보급률이 이미 30%로 비교적 높은 것도 배경이다. 또 기업들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최종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의 일부를 해외로 이전하는 추세다. 이에 더해 무역 둔화로 중국 본토 내 기업들의 저장 시설 필요성도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상황은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 지역의 물류 시장과 대조적이다. 미국에서는 산업용 부동산과 창고 공실률이 상승한 지역도 있지만 한 자릿수 중반으로 과거 평균을 밑돌고 있다. 임대료 역시 계속 상승 추세다. 한국, 일본 호주에서는 물류시설의 가동률과 임대료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