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간 주5일제 근무, 주52시간 근무 도입으로 근로시간 감소
컴퓨터 관련 여가도 근로시간 감소에 영향…여성보다 남성 변화폭 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은 28일 BOK이슈노트 ‘컴퓨터 관련 여가(recreational computing)와 노동공급’ 보고서를 통해 1999년부터 2019년까지 남성 청년의 주당 근로시간은 6.7시간 감소했다. 이 가운데 기술발전 영향으로 주당 4.6시간의 근로시간이 줄었다. 나머지 2.1시간은 주5일 근무제, 주52시간 근무제 등 제도 변화로 감소한 것이다.
다른 인구집단의 추이(총 근로시간 감소, 기술발전 영향 근로시간 감소 순)를 보면 △남성중장년 -4.6시간, -2.1시간 △여성 청년 -1.5시간, -1.4시간 △여성중장년 -3.3시간, -1.0시간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기술발전 영향에 따른 근로시간 감소가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가엥겔곡선’을 적용해 총 여가시간이 변화할 때 각 여가활동에 투입하는 시간이 변화하는 정도를 분석했다. 여가엥겔곡선의 탄력성이 1보다 높으면 ‘사이 여가활동’으로, 1보다 낮으면 ‘필수 여가활동’으로 각각 정의했다.
분석 결과 남성 청년층의 컴퓨터 관련 여가가 2.26으로 다른 인구집단(남성 중장년층 1.16, 여성 청년층 1.60, 여성 중장년층 1.62)보다 높았다.
컴퓨터 관련 여가는 △문자·메일교제 △사회관계망을 통한 교제 △인터넷 정보검색 △기타 미디어 관련 여가활동 △온라인·PC게임 △모바일 게임으로 반영됐다.
연구진은 “여가엥겔곡선 추정 결과 컴퓨터 관련 여가는 모든 인구집단에서 여가 사치활동으로 분석됐다”며 “남성 청년층의 경우 컴퓨터 관련 여가활동이 모든 여가활동 중 탄력성이 가장 높았으나 다른 인구집단에서는 여타 활동과 대동소이한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관련 여가 기술의 발전은 여가시간의 가치를 높여 여가시간을 늘리고 노동공급을 감소시킨 것으로 진단했다. 근로와 여가를 고려할 때 여가에 비중을 조금 더 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향후에도 IT 기술 혁신이 청년층의 노동공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며 “앞으로도 컴퓨터 관련 여가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는 계속해서 청년층의 노동공급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연구진은 IT 기술의 발달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해 효과적인 노동생산성 제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노동공급이 감소해도 노동생산성이 유지되거나 더 나아진다면 정해진 시간 내 근로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최근 OTT 서비스 이용 확대 등은 추가적인 노동공급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여가시간의 증가로 근로자의 건강상태가 개선되고 한정된 근로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노동생산성이 높아지면서 IT 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공급 감소 영향을 일부 상쇄하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