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짓말 가릴 정도로 바이든 부진”
바이든 “잘했다…거짓말쟁이 상대 어려워”
트럼프 우세 평가에 ‘안전자산’ 달러 강세
바이든 대통령의 쉰 목소리와 더듬거리는 말투 등 불안정한 모습이 고령 문제에 대한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후보 교체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이 이날 토론회를 시청한 등록 유권자 565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7%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토론회 시작 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나을 것이라는 응답이 55%, 바이든 대통령은 45%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다소 어눌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거칠고 쉰 목소리로 자주 말을 더듬는가 하면, 불법 이민 대응과 관련한 사회자 물음에 대답하면서 하고자 하는 말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발언 기회를 넘기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장과 거짓말을 섞어 가면서 불편한 질문을 능수능란하게 피해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나이 차는 3살밖에 나지 않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문제가 더 두드러져 보였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감기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고령 논란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충격적인 토론 결과에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 후보 교체론’이 부상하기도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잠재적 민주당 대선 후보와 가까운 전략가들은 토론 내내 문자 메시지 폭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기부자는 문자메시지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해야 한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원은 이날 TV 토론회를 “역사상 최악의 공연”이라고 묘사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에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정도로 나빴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토론 성적 우려와 관련해 “우리가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거짓말쟁이와 토론하기는 어렵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26번이나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TV 토론회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28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멕시코 페소화 대비 10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캐나다 달러 등 무역에 민감한 다른 통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호주 커먼웰스 은행의 통화 전략가인 캐롤 콩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시장이 이날 토론 결과를 11월 실제 선거 결과로 추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무역 긴장을 고조시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