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굽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다. 오히려 과식하고 싶다.”
“이 집 쿠키 맛집이네” “쿠키 굽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다. 오히려 과식하고 싶다.”
웹툰을 감상하는 사람이라면 단숨에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의미다. 유료 결제를 하지 않으면 시청할 수 없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다르게 웹툰의 경우 무료보기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툰을 유료로 감상하는 이용자가 국민 절반을 차지했다.
본지가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20대부터 50대까지의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웹툰 이용 행태조사(신뢰수준 80%·표본오차 ±2.03%p)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5.2%가 웹툰 감상을 위해 유료 결제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67.5%로 가장 높았다. 30대가 61.3%, 40대가 50%, 50대가 39.1% 순이다.
남성(67.1%)과 여성(67.9%)의 편차가 미미한 20대와는 다르게 30·40·50세대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유료 결제 경험의 편차가 컸다. 30대는 웹툰을 유료로 감상했다고 응답한 남성이 65.9%로 여성(55.8%)보다 10.1%p(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와 50대는 웹툰을 유료로 감상했다는 여성이 58.2%, 45%로 남성보다 각각 14.9%p, 10%p씩 높았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9.2%는 웹툰을 감상하기 위해 월평균 5000원 미만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다음으로 5000원 이상~1만 원 미만이 25.6%, 1만 원 이상~3만 원 미만이 11.5%, 3만 원 이상~5만 원 미만이 1.7%, 5만 원 이상이 2%를 차지했다. 무료 감상이 가능한 웹툰을 유료로 감상하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는다는 것은 웹툰 창작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이용자들의 인식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웹툰은 과거에 무료로 보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유료 결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의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했다. 그 결과 유료 결제에 대한 반감도 크지 않으면서 웹툰 기업들은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웹툰 사업자인 네이버웹툰은 다음 에피소드를 미리 볼 수 있는 유료 모델을 적용했다. 결제를 위해서는 ‘쿠키’가 필요하다. 쿠키는 네이버에서 웹툰이나 웹소설 등을 결제할 때 쓰는 사이버머니로 쿠키 1개당 100원에 해당한다.
이용자들은 전자화폐를 충전할 때 ‘쿠키를 굽는다’라고 표현한다. 이 때문에 네이버웹툰 댓글에는 ‘오늘도 쿠키 잘 구웠다.’ ‘쿠키가 아깝지 않네’, ‘이 집 쿠키 맛집이네’ 등의 표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카카오웹툰도 유료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캐시를 충전한 후 작품별로 대여권과 소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웹툰 한 편을 보기 위해서는 보편적으로 200원에 해당하는 쿠키 2개, 대여권 1장이 필요하다.
웹툰 한 편을 보기 위해 지급하는 비용의 단가가 낮은 것도 웹툰 감상을 용이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 전체 응답자의 84.8%가 월평균 1만 원 미만 지출하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웹툰시장은 고액 과금 이용자보다는 소액 과금 이용자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50대의 경우 월평균 3만 원 이상 지출하는 이용자는 전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