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부품업체 스피릿 47억 달러에 되사
품질관리 강화 압박
미국 보잉의 737맥스 여객기가 2018~2019년 연이어 추락해 총 346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미 법무부가 유죄 인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CNBC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무부는 이날 보잉에 유죄를 인정하고 4억7000만 달러(약 6500억원)의 벌금을 납부하라는 내용이 담긴 형사합의안을 전달했다. 또 2시간여 동안 피해자 가족 및 그들의 변호인들은 이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당국은 보잉 측과 추가 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잉이 유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형사기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보잉에게 주어진 답변 시한은 이번 주까지로, 유죄 인정을 거부하면 재판에 회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주요 방위산업체인 보잉이 유죄를 인정하게 되면 추후 정부 계약을 따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앞서 보잉은 2018년과 2019년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737 맥스8 여객기가 잇따라 추락해 총 346명이 숨지는 시건이 발생했다. 이에 형사기소를 피하기 위해 2021년 법무부와 벌금과 피해보상 등으로 25억 달러(약 3조4500억 원)를 낸다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해당 합의에는 안전 규정 준수 관행 점검과 정기 보고서 제출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합의에 따른 기소유예 기간이 만료되기 전인 1월 알래스카 항공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에서 비행 중 동체에 구멍이 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륙 10분여 만에 비상구 덮개가 떨어져 나가 항공기 동체에 구멍이 뚫렸고, 이로 인해 승객들의 휴대폰, 모자, 산소마스크가 상공으로 빨려들어갔다. 단 인명 피해 없이 항공기는 착륙했다.
이에 미 법무부는 5월 보잉이 규정 준수 프로그램을 이행하지 않는 등 합의를 위반했다고 밝히고 보잉에 대한 형사기소 절차 재개를 검토해 왔다.
한편 보잉은 사고기에 도어플러그를 조립한 737 맥스 동체 제작업체 스피릿에어로시스템스를 총 47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피릿은 2005년 보잉에서 분사한 업체다.
이번 인수는 전량 주식 거래로 진행되며, 보잉은 스피릿을 자회사로 편입해 항공기 품질 및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는 아웃소싱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대신 품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