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의 전쟁’ 조선업계, 사람 대신 로봇이 배 만든다

입력 2024-07-04 14:36수정 2024-07-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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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선소 건조량 전년 比 20% 증가
인력난 해법으로 ‘로봇’ 부상…도입 속도
인력난 해소ㆍ안전 ‘두 마리 토끼’ 잡아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올해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조선업계가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조선소에 협동 로봇, 인공지능(AI)을 투입해 안전을 확보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4일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소의 건조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선박류 수출액은 10.3% 증가한 242억 달러(32조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계는 스마트조선소 시대를 앞당길 첨단 기술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뉴로메카는 선박 블록 용접을 위한 협동 로봇 공급을 위해 지난달 28일 HD현대로보틱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용접 특화 협동 로봇 옵티 시리즈 12기를 HD현대삼호에 공급한다.

HD현대삼호는 선박, 해양플랜트, 운반설비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HD현대 계열사다. 최근 패널 블록 조립 공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 기반의 패널 슬릿 용접 시스템이 노후화됨에 따라 협동 로봇을 도입했다. 이는 조선소 패널 블록의 슬릿 용접용으로 협동 로봇이 처음 도입된 사례다.

이 협동 로봇은 자율이동로봇과 결합해 공장 상단부의 크레인에 연결된 호이스트를 통해 용접 대상물까지 자율 주행으로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3차원(3D) 카메라를 적용해 캐드(CAD) 정보 없이도 자동으로 블록 형상을 인식해 용접을 수행하는 기술도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조선 공정의 자동화 및 효율화를 위해 로봇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조선소 곳곳에 대형 산업용 로봇을 배치해 용접과 그라인딩 작업을 자동화했다. 후판 가공 공정은 여러 번의 용접 작업이 필요한데, 초고출력 레이저 로봇을 도입해 단 한 번의 용접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선박 내부 강관을 용접하는 협동 로봇을 도입했다. 이 로봇은 경영난을 겪던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19년부터 수십 번의 시행착오와 수정을 거쳐 완성했다. 안전 펜스 설치 없이도 직원이 근거리에서 로봇을 이용해 미세한 용접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안전성과 작업 효율을 모두 확보했다. 과거에는 30㎏이 넘는 용접 작업대를 근로자들이 여러 번 옮겨가며 작업해야 했지만, 이제는 자유자재로 꺾이는 로봇 팔 덕분에 작업 준비 시간을 60% 줄여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삼성중공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자동화와 무인화를 통해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2일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암모니아 실증 설비’ 준공식을 열고 4족 보행 로봇을 도입했다. 4족 보행 로봇은 24시간 동안 설비 안전 패트롤 기능을 수행해 안전성을 크게 향상했다.

삼성중공업은 배관 가공, 용접 및 검사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해 다양한 로봇을 도입했다. 이러한 로봇들은 작업의 정밀도를 높이고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며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로봇을 활용한 자동 용접 시스템 도입으로 작업 효율성을 30% 높이는 성과를 끌어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무 강도가 센 편인 용접, 도색 분야 인력난이 심했는데 앞으로 인력난 해소와 사고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성과 자동화율을 높이면 납품기일을 맞추는 것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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