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고공행진 이끈 반도체…메모리 비중 2년 6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24-07-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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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인 134억 달러 달해
메모리 반도체 88억 달러로 65.8% 차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칩이 컴퓨터 회로 기판 위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한국 수출의 고공행진을 이끈 가운데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34억2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살아나자 전체 수출 역시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52%까지 떨어졌던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달의 경우 65%를 넘기며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는 점이다.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88억 달러로 전체 반도체 수출 134억 달러 가운데 65.8%의 비중을 보였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60% 이상 수준을 유지했다. 2018년에는 74.2%를 기록하는 등 '메모리 강국'의 면모를 보였다.

이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이 시스템 반도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한국의 반도체 수출 비중에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비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커지는 흐름이 형성됐다.

실제로 2022년 메모리와 비메모리 수출 비중은 각각 57.1%, 42.9%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의 경우 52.1%와 47.9%까지 격차를 좁히기도 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수출 비중이 급격히 올라간 이유는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비메모리 분야 수출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가운데 메모리 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가운데 메모리 수출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85%에 달했지만 시스템 반도체 수출은 9%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인공지능(AI) 붐 덕분에 HBM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또한, 시장 수요 회복에 더 해 고부가 메모리의 가격 상승도 메모리 수출의 빠른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판매가 늘었고, D램과 낸드의 평균 판매단가(ASP)도 상승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D램과 낸드의 가격은 각각 13∼18%, 15∼20%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의 전망도 밝다. 메모리 시장 사이클이 회복 초입 단계인 만큼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메모리가 차지할 기여도는 당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단가가 여전히 최고점 대비 낮은 수준이어서 메모리 중심 반도체 수출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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