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1년 내 동일 과목·연차 응시제한 완화 검토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최종 처분 방침을 8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연다. 회의 결과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직접 발표하며, 내용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최종 처분 방안이 될 전망이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 "7월 초에는 미복귀 전공의 대응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달 4일 복귀 전공의에 대해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철회하고 미복귀 전공의 사직서의 경우 병원이 자체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공의 복귀 유인책을 내놓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복지부 등에 따르면 4일 기준 전체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3756명 중 8% 수준인 1104명만 근무 중이다. 지난달 3일과 비교해 근무 전공의는 한 달여 간 9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대로라면 병원이 사직 처리해야 할 전공의는 1만2000여명에 달한다.
레지던트 기준 전체 수련병원에서 사직이 처리된 것은 4일 기준 1만506명 중 61명(0.58%)으로 1%도 채 되지 않는다.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 처분 방안을 내놓는 배경은 이처럼 한 달간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통해 복귀율을 높이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턴과 레지던트는 관련 지침에 따라 9월 1일 선발된다. 각 대학 수련평가위 사무국은 그날로부터 45일 전인 7월 중순까지 모집 대상과 일정을 확정해야 하는데 공고를 내려면 복귀자·미복귀자에 대한 보다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
이번 발표에서 미복귀 전공의들의 복귀 유인이 담긴 추가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미 사직서가 수리된 전공의가 타 병원에 같은 진료과목·연차로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전공의가 사직하면 1년 내 같은 과목·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 의료계 역시 올 하반기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가 연차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복귀할 수 있도록 해당 지침 개정 등을 복지부에 요구한 상태다.
사직서 수리 시점이나 행정처분 단계에 대한 이견도 정부와 의료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의료계는 퇴직금 등을 고려할 때 사직서를 제출한 2월을 수리 시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병원의 사직서 수리를 허용한 6월로 보고 있다. 면허정지 행정처분과 관련해서도 의료계는 향후 처분 재개 우려가 있는 중단이 아닌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의료현장을 떠나지 않은 전공의와의 형평성 문제도 맞물려 있어 정부가 의료계 요구를 곧이곧대로 수용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을 신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병원 전공의 비중을 현행 40%에서 20%로 절반 줄이는 것이 목표다.
전공의 인력이 감소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환자군 진료 비중 등 평가체계를 개편하고, 지도 전문의 지정·수련비 국비 지원 등 전공의 수련체계 개선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