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는 아파트 19만3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연간 분양 물량보다 4% 많은 숫자가 하반기에 몰린 것이다. 분양가 상승과 공급 축소 등의 우려에 따라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건설사들이 미뤘던 분양을 준비한 영향으로 보인다.
8일 프롭테크 업체 직방이 하반기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을 조사한 결과 전국 222개 단지에서 19만382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2023년 연간 분양(18만6565가구)보다 4%가량 많은 수준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 설문조사로 산출하는 분양전망지수는 1월 69.9에서 6월 83.0으로 높아졌다. 서울 일부 지역의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하고,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분양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1월 115.7로 시작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6월 110.3으로 기준선(100)을 웃돌고 있다. 분양전망은 올해 초와 비교해 개선됐지만 분양가 상승 압박이 계속되고, 분양시장의 양극화와 쏠림현상 지속으로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분양예정 물량이 가장 많은 시기는 7월(2만8323가구)로 조사됐다. 이어 8월(2만684가구), 9월(1만9723가구) 순으로 예정 물량이 많다. 아직 구체적인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8만9736가구가 남아 있어 실제 분양이 집중되는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지역별 상황을 보면 수도권은 하반기 10만8675가구, 지방은 8만515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하반기 분양예정 물량 중 절반이 넘는 부분이 경기도(6만2703가구)에 집중된다. 이어 △서울(2만7583가구) △인천(1만8389가구) 순으로 수도권 분양예정 물량이 많다.
경기도는 평택시, 의왕시, 양주시, 이천시, 의정부시, 김포시, 파주시 등에서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한다. 서울은 서초구, 영등포구, 동작구, 성북구 등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다. 인천은 미추홀구, 연수구, 서구 등에서 대단지 도시개발사업 분양이 하반기 분양예정 물량으로 잡혔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1만3192가구로 가장 많다. 대단지 재개발·재건축의 일반분양 물량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 이어 대전은 1만2331가구다. 도안2단계 분양이 본궤도에 올랐고, 정비사업의 일반분양까지 더해지며 분양예정 물량이 많았다. 이외에도 △대구 1만2028가구 △충남 1만469가구 △경북 7710가구 △경남 7479가구 △충북 5161가구 △울산 5059가구 순이다.
하반기 분양시장은 물량이 대거 몰린 만큼 경쟁력을 갖춘 곳에 청약자가 쏠리는 옥석 가리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부 지역은 전세 불안과 공급 부족 등의 우려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치솟는 분양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며 가격 경쟁력에 따라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은 수요층이 한정적인 상태에서 적체된 미분양 물량과 새 아파트 청약으로 선택의 폭까지 넓어져 입지와 분양가의 경쟁력을 따져 청약하는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