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농작물 침수에 ASF 확산까지…물가 들썩 우려

입력 2024-07-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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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전북 익산시 망성면의 한 수박 재배시설이 장맛비로 불어난 흙탕물에 침수돼 훼손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폭우에 여의도 32배 면적 농작물 침수
경북 지역 중심으로 ASF 연이어 발생
농축산값 급등 예고…물가 상승 부추길 듯

최근 집중호우로 대규모 농작물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여기에 경북 지역 중심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잇따르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가 다시 들썩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물가 주요인인 농축산물 가격이 집중호우와 ASF 발생 여파로 오름 폭이 더 확대될 경우 전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7~10일 일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한 농작물 침수는 9522㏊(헥타르·1㏊=1만㎡, 2880만4050평)로 집계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87만 평)이 32배가 넘는 규모다. 농경지 유실·매몰은 88.1㏊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가장 많은 농작물 피해를 입은 곳은 충남이었다. 이 지역에서 전체 피해 규모의 73.6%(7008.6㏊)에 이르는 농작물 침수가 집중됐다. 특히 충남 서천에서 4258.6㏊ 농작물 침수가 발생했다.

품목 중에서는 전체 피해 중 78.3%가 벼 피해(7456.3㏊) 였다. 콩(468.2㏊), 고추(309.1㏊), 수박(116.2㏊), 포도(99㏊), 멜론(85.8㏊), 참외(73.5㏊) 등이 뒤를 이었다.

충남과 전북 등에서는 약 21㏊ 규모의 축사가 침수·파손 피해가 발생했다. 가축폐사는 소(22마리), 돼지(조사 중), 닭(31만5600마리), 오리(2만2000마리) 등 총 33만9000마리로 추산됐다.

집중호우 속에 ASF 발생도 잇따르고 있다. 11일 기준 올해 ASF 발생 지역을 보면 경북 영덕군(1월 15일) 시작으로 파주시(1월 18일), 강원 철원군(5월 21일), 경북 영천시(6월 15일), 경북 안동시(7월 2일), 예천군(7월 6일)이다.

특히 최근 경북 지역 양돈 농가에서 ASF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부는 전날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경북 안동시‧예천군 인접 4개 시·군 대상(영주시, 봉화군, 구미시, 칠곡군)으로 특별점검에 나선 상태다.

정부가 특별점검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ASF 확산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번 집중호우에 따른 농작물 피해와 연이은 ASF 발생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과일, 채소, 돼지 등 농축산물 가격을 더 들썩이게 만들 수 있다.

6월 농축산물 가격은 전년대비 7.3% 올랐고, 이중 농산물 가격은 13.3%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7월(1~9일) 들어서는 생육 지연, 작업 어려움 등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장마철이 되면서 시금치(+45.8%), 배추(+17.9%), 상추(+29.1%), 오이(+35.3%)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전월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폭염과 폭우가 극심했던 작년 여름철과 같은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작년 7월 농산물 물가는 전년대비 0.3% 증가에 그쳤지만 폭우·폭염 영향이 본격화된 같은 해 8월에는 농산물 가격이 5.4% 상승했다.

올해에도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농축산물 가격의 오름폭이 확대되면 2%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전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2.4%) 중 농축산물 기여도는 0.47%포인트(p)를 기록했다. 전체 물가를 0.47%p 끌어 올렸다는 얘기다. 이는 가공식품(0.11%p), 석유류(0.16%p), 외식(0.42%p) 보다도 높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주재한 농식품 수급 및 생육 상황 점검회의에서 "농식품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장‧차관을 중심으로 현장 생육 점검 강화, 관측을 바탕으로 한 비축 등 여름철 기상악화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ASF가 발생하고 있지만 돼지고기 공급량은 전년보다 증가하는 등 수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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