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올해 아이폰 10% 더 출하 예정… AI 베팅
XR에서도 양사 맞대결 전망
삼성전자와 애플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갤럭시와 아이폰으로 격돌한다.
올 초 갤럭시 S24에 처음 AI 기능을 탑재하며 AI 스마트폰 시대를 연 삼성전자는 폴더블과 웨어러블로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장한다. 지난해 아이폰 판매에 부침을 겪었던 애플은 올해 AI를 등에 업고 반등을 꾀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 직후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연말까지 약 2억 대의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올해 초에는 갤럭시 S24와 S23까지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서 ‘1억 대’라고 말씀드렸다”며 “이후 온디바이스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AI 지원 모델을 지난해 이후 출시한 모든 S, Z시리즈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현재 갤럭시 S22‧23‧24, 갤럭시 Z시리즈 4‧5까지 AI 기능이 제공된다.
예전 모델 보유자들에게도 AI 혜택을 선사하면서 ‘갤럭시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1분기 애플로부터 탈환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6세대 폴더블폰을 필두로 ‘스마트폰-웨어러블’ 간 AI 중심의 기기 연동도 강화한다.
특히 신제품 ‘갤럭시 링’ 서비스의 유료화 계획은 없다고 확인했다. 노 사장은 “모바일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한 뒤 매달 기능에 대한 비용 낸다는 게 익숙지 않다”며 “소비자들은 모바일 제품을 사면 제품에서 당연히 제공해야 할 핵심 기능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갤럭시 제품에 AI 기능을 적용하고 유료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갤럭시 S24가 출시될 때만 해도 내년까지는 AI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했다”며 “2026년부터는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과 산업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 사장은 삼성전자Z폴드6·플립6의 판매량에 대해 "작년 출시 제품 대비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 역시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을 아이폰15보다 10% 더 팔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AI 서비스 제공을 통해 하반기 최소 9000만 대의 아이폰16 출하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15를 약 8100만 대 출하했다. 9000만 대는 이보다 10% 큰 규모다.
소식통은 “애플은 연말 출시되는 아이폰16에 자사의 새 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몇 가지를 추가하면 수요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에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8% 오른 232.98달러에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카이웍스솔루션이나 코르보 같은 애플 공급사들 주가도 덩달아 강세를 기록했다. 아누라그 라나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애널리스트는 “최근 2년간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조만간 혼합현실(XR)에서도 정면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노 사장은 갤럭시 언팩 2024에서 “연내에 XR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드웨어를 내놓기에 앞서 좋은 콘텐츠 확보를 위한 에코시스템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이후 하드웨어까지 출시한다면, 애플이 올해 2월 내놓은 XR 기기 '비전프로'와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