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전선의 방향 예측 어려워져
변동성 커 수시로 날씨 확인해야
폭우가 쏟아지고 뒤이어 폭염이 나타나는 ‘널뛰기 장마’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비가 연달아 내리는 기존 장마와 양상이 달라지면서 기상 예측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장마가 시작되면서 제주·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렸으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은 예상보다 비가 적게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 내 정체전선은 대기 상층의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받아 남쪽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특히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주말까지 높은 온도에 습도까지 더해진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강원 영서, 충북 충주, 경북 예천·안동·의성 등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또한 주말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말인 13~14일에도 한반도 내 열이 누적되고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장마는 전국 곳곳에서 연달아 비가 내리던 이전과는 다르게 특정 지역에 새벽 시간대 많은 비를 뿌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비가 오더라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고 폭염이 이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나흘 동안 충청·전북·경북 지역에서는 누적 강수량 200~5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전북 군산에는 전날 새벽 시간대 약 1시간 동안에만 131.7㎜의 비가 내렸다. 이는 군산의 연 강수량의 10%가 넘는 비로,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강수 강도로 분석된다.
야행성 폭우의 발생은 수증기를 머금은 하층 제트기류(남서쪽에서 부는 뜨겁고 습한 바람)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낮에는 햇볕으로 인해 공기가 달궈지면서 수증기의 유입을 방해하지만, 기온이 떨어진 밤에는 대기 상하운동이 더뎌지면서 하층 제트기류가 유입되며 폭우가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전날 아침까지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난안전문자도 발송됐지만, 비가 흩뿌리는 정도에 그쳤다.
보통 여름철에는 기압계가 수시로 변동됨에 따라 예측이 빗나가기도 하지만 이상기후로 인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나타나는 장마가 지속될 가능성도 커졌다.
기상청은 다음 주 16~17일 장마철 예보에서도 세 가지 예보모델을 내놓으면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달 17일에는 정체전선이 남부지방으로 처질 가능성, 남부지방~중부지방에 머무를 가능성, 북한으로 급격하게 북상할 가능성 등을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의 변동성 자체가 커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