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기업 연체율 0.04%p↑
中企·중소법인 연체율도 올라
수익성 낮은 기업 대출심사 강화
우량기업 중심 대출 확대하기로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12일 기준 822조32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말(811조3481억 원)에서 10일(영업일수 기준) 만에 10조9808억 원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증가액의 대부분은 대기업 대출(9조2901억 원)이 차지했다. 이어 △중소기업 대출 1조6906억 원 △개인사업자 대출은 1897억 원 늘었다.
전월 대비 기업대출이 늘었지만 대기업 대출을 제외하면 증가 폭은 둔화됐다. 지난 한 달(6월 12일~7월 12일)간 기업 대출 증가액은 7조1510억 원으로 6월 증가액(8조251억 원)보다 축소됐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2조5050억 원, 개인사업자 대출은 50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증가분인 3조6095억 원, 6088억 원 보다 축소된 규모다. 대기업 대출은 4조6459억 원 늘어 6월(4조4156억 원)보다 확대됐다.
기업 대출 잔액이 둔화한 건 은행권이 지나친 금리 경쟁을 기반으로 한 출혈 경쟁을 자제하면서다. 당국의 가계대출 압박이 이어지자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은행들은 공격적으로 기업대출 확대에 나섰다.
문제는 기업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불황으로 빚에 허덕이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0.69%로 전월(0.61%) 대비 0.08%포인트(p) 상승했다.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0.51%로 전월 말(0.48%) 대비 0.03%p 상승했다. 지난 2월 0.51%까지 올라 2019년 5월(0.5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3월 은행이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분기 말 효과 덕에 0.43%로 떨어졌지만 두 달 만에 다시 0.5%대로 올라섰다.
대기업 대출(0.11%→0.05%)을 제외한 모든 대출의 연체율이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58%로 전월 말 대비 0.04%p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2%로 전월 말 대비 0.06%p 올랐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75%로 전월 말 대비 0.05%p 상승했다.
시중은행은 하반기부터 기업대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기업 대출 영업에 나섰던 하나은행은 최근 기업 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공유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산 성장도 중요하지만, 리스크와 수익성을 같이 보면서 대출을 내보내라는 내용”이라면서 “수익성이 낮은 기업에 대출을 무리하게 확대하지 않고, 기업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우량기업에 집중한다. 14조 원 규모의 본부 특별금리승인제도를 도입해 우량 고객에게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량 차주들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으므로 연체율이 다른 은행보다 낮다”면서 “현재 고금리 장기화로 기업금융 체력이 바닥난 상황이기 때문에 상환 능력이 되는 기업에는 금융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균형적인 기업자산 증대 영업을 지속하고 잠재부실 관리 및 상생금융 관점 지원 프로그램들을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충청·대전권을 새 거점으로 중소기업 특화점포 ‘비즈(BIZ)프라임센터’를 신설하는 등 영업망 확장에 나선다.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우대 금리 지원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중견기업 우대 정책을 통해 우량한 중견기업 비중을 넓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