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등록 FP 과반은 50·60 세대
"젊은 인재 영입하려면 이미지 개선하고
단계별 등록자격 등으로 전문성 키워야"
“몇 번 울게 되실 거예요. 하지 마세요.”
한 채용정보 웹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보험 영업 어떤가요”라는 제목의 글에 글쓴이를 만류하는 댓글들이 수십 개 달렸다. 이렇듯 보험설계사(FP)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연봉도 극과 극이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연평균 소득 2400만 원 미만인 설계사가 27%에 달한다. 젊은 FP들의 신규 진입이 줄어들고 있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특히 저출생과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 변화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생보사들의 경우 2030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청년 구직자를 유입할 수 있는 이미지 개선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본지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등록된 보험설계사 16만4971명 중 40대 이하 설계사는 80만135명(48.58%)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8만2123명(50.45%), 2021년 9만3539명(53.54%)에 비해 각각 2.4%, 12.2% 줄어든 규모다.
생보사가 지난해 전체 5만8693명 중 2만4244명으로 10명 중 4명(41.3%)에 그쳤고, 손해보험사는 10만6278명 중 5만5891명(52.59%)을 기록했다.
특히 생보사에서 젊은 설계사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2021년 3만3415명이었던 40대 이하 FP들은 지난해 2만4244명으로 2년 새 9171명이나 이탈했고 같은 기간 손보사도 6만124명에서 5만5891명으로4233명이 그만뒀다.
‘보험 영업의 꽃’으로 불리며 매출을 책임지는 설계사 인력 노후화는 영업력 약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설계사들은 통상 비슷한 나잇대 고객에게 영업하는데, 최근 중요한 공략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층을 유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인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연령 판매인력은 고연령 고객과의 접점 구축에는 유리하지만, 저연령층 대상 영업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기존 설계사를 뺏고 뺏기는 리크루팅 경쟁도 과열양상이다. 이직한 설계사가 일시에 실적을 올리기 위해 불법 승환계약을 벌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금융감독당국이 소비자 피해를 당부하고 보험사들에 경고를 하기까지 했다.
보험 설계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어 젊은 신규 인력을 유입시키고 양성하기 위한 업계 차원의 이미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설계사로의 취업이나 이직을 고민한다는 게시글에는 “잘한다고 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지인들한테 몹쓸 짓도 하게 된다.”며 만류하는 댓글이 달리는 실정이다.
한 20대 설계사는 “요즘도 보험 영업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말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위험을 대비해주는 전문적인 금융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상품마다 등록 자격을 따로 부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수교육 의무화나 시험 문항 내 보험인 윤리 및 법규준수 내용의 추가 등 일부 바람직한 변화가 있었지만, 주요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여전히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도 등록시험 개선의 목적이 보험설계사 전문성 제고를 통한 소비자 보호인 만큼 보험상품특성에 따른 단계별 등록자격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