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에서 당첨된 사람 열 명 중 여섯 명은 3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 젊은 층에 유리한 제도가 있는 데다 조금이라도 빨리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연령별 청약 당첨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도권 당첨자 1만5790명 가운데 59.1%인 9339명이 30대 이하다.
전년 동기보다 2.0%포인트(p) 늘어난 것으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약당첨자 중 30대 이하 비중은 2020년 52.6%를 기록했고 2021년 53.3%, 2022년 55.9%, 2023년 55.2%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우선 30대 이하 젊은층에게 유리한 제도가 시행 중인 것이 비중 확대 추세의 배경으로 곱힌다. 특별공급 유형(전용면적 85㎡ 이하) 중 젋은층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신혼부부, 생애최초 공급 가구수는 절반에 달한다.
또 지난해 4월부터는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전용면적 85㎡ 이하는 60%, 85㎡ 초과는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도록 하고 있다. 추첨제는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 기간이 짧은 청년의 당첨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청약이 기존 주택을 매수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적 부담을 감당하면서 새집을 얻는 방법이란 점도 젊은 층의 청약 열기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신축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청약 당첨"이라며 "당첨되면 일단 계약금만 내면 되고 중도금은 몇 년간 집단대출로 해결하는 만큼 당장 큰돈이 들어가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도권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어 30대 이하 젊은 층의 청약 참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동탄2신도시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와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를 비롯해 서울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등 수도권 주요 단지의 청약에는 1만 건 이상 많으면 10만 건이 넘는 청약이 접수되고 있다.
부동산R114의 집계를 보면 올해 수도권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04.8대 1로 100대 1이 넘는다.
특히 분양가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이란 점도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수요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앞으로 나올 단지의 분양가가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원자잿값 인상을 비롯해 높아진 공사 원가는 앞으로 짓는 아파트에 수년간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분양가는 오름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267만6000원이다. 한 달 전보다 8.28% 오른 가격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1%가량 상승했다. 3.3㎡ 기준으로 보면 4190만4000원이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818만7000원으로 전월보다 4.21%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9.64%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