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소식 계속되며 침수車 늘어날 듯
가축재해·농작물재해보험도 영향
보험업계 "보험료 인상될 수도"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침수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13일 동안 물에 잠긴 자동차가 3000대에 달하면서 손해액도 300억 원에 육박했다. 당분간 비 소식이 이어지면서 향후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가축·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6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보험사에 접수된 침수피해 차량은 2941대로 나타났다. 추정 손해액은 약 269억9500만 원이다.
장마 초기에는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폭우로 인해 충청남도와 전라남도에서 주로 접수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세찬 비가 쏟아지면서 기상청이 수도권에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다리가 물에 잠기고 지하철이 중단되는 등 크고 작은 단순 교통 불편부터, 사망이나 실종 등 인명피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비 예보가 이어지고 침수차량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손보사의 차보험 손해율도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 자보 손해율은 올해 들어 계속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5월 자보 손해율은 평균 79.6%로, 작년 같은 기간(76.9%) 대비 2.7%포인트(p) 올랐다. 통상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여기고 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해상의 손해율이 8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화재(79.2%) △KB손보(79.4%) △DB손보(78.5%)의 손해율도 80%에 육박했다.
각 보험사가 올해 2월부터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자보료를 2% 정도 인하한 것도 손해율 인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피해지역은 충남, 전북이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침수 손해액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올해는 작년, 재작년과 비교해 피해액이 더욱 커지고 있어 가파른 손해율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전라도와 충남지역 농가에 광범위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가축재해·농작물재해보험 등의 손해율도 오를 예정이다.
가축재해보험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NH농협손해보험은 관련 보험 손해율이 2021년 60.5%에서 지난해 67.3%로 급등한 바 있다.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보험사와 고객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손보사들은 장마 기간에 맞춰 일찍이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비상팀을 운영하고 전국 비상연락망을 정비했다.
금융당국도 지난달 28일부터 △보험사 △보험개발원 △손보협회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구축한 ‘긴급대피 알림 서비스’를 개시했다. 자동차보험 가입 정보를 활용해 침수와 2차사고 위험 차량이라면 가입 보험사나 하이패스 여부와 무관하게 대피 안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