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V·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유연한 대응 영향
전기차 캐즘, 중저가 전기차 출시로 돌파 계획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2분기 나란히 역대 분기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연한 대응으로 수익성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2분기 매출액 44조65억 원, 영업익 4조2181억 원을 거둬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1% 늘고 영업이익은 0.46% 줄어든 실적이다.
같은 계열사인 기아 역시 호실적이 기대된다.
기아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27조6727억 원, 영업이익 3조6518억 원이다.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액은 5.4%, 영업이익은 7.3% 늘어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13.1%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최고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양사 실적이 전망치에 부합할 경우 합산 영업이익은 7조8699억 원에 달한다. 지난 1분기 양사 합산 영업이익인 6조9831억 원과 더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양사는 14조85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규모다. 3·4분기가 자동차 시장에서 성수기로 여겨지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양사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30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아울러 최근 원자재 가격 안정화, 우호적 환율 등 외부 변수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가 이처럼 호실적을 이어가는 배경으로는 유연한 시장 대응이 꼽힌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을 지나며 수익성이 악화하자 하이브리드 판매량 증가, 레저용차(R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1분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지난해 약 8만3800여 대에서 9만7734대로 늘었다. 같은 기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급 판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3.2%에서 올 1분기 57.2%로,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5.1%에서 5.6%로 늘어나는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 비중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기아의 하이브리드 판매량(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은 약 9만2000대에서 11만3000여 대로 22.8% 급증했다. RV 비중은 55.3%에서 64.0%로 늘어나며 전체 판매 3대 중 2대를 RV로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차,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와 더불어 중저가형 전기차 출시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9일부터 실구매가 2000만 원 초·중반대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기아는 이달 중 전용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차급인 ‘EV3’의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EV3는 사전 계약 시작 한 달도 되지 않아 계약 대수 1만 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