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대한소아신경학회, 대한신생아스크리닝학회 공동 제작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대한소아신경학회, 대한신생아스크리닝학회와 공동 제작한 ‘척수성 근위축증 신생아 선별검사의 필요성 백서’를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영유아 신경 근육계 질환 중 사망 원인 1위인 희귀질환이다. 환자의 신체 모든 근육이 약해져 자가 호흡이 어렵게 되고,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른다.
해당 질환의 치료제가 국내에 공급되기 전까지는 연명치료나 장애를 경감하기 위한 보조적인 요법만 존재했다. 현재는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 ‘에브리스디(성분명 리스디플람)’와 같은 치료제가 국내에서 허가돼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의 근육과 신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손상되며, 손상된 신경세포는 회복할 수 없어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증상 발현 이전의 상태로는 돌아갈 수 없다. 이런 비가역적인 특성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백서는 척수성 근위축증의 특성을 바탕으로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신생아 선별검사를 도입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신생아 선별검사는 증상이 없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증상 발현 전 조기진단하고 치료할 경우 더 좋은 치료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질환들을 선별하는 검사다. 한국은 출생 후 28일 이내에 시행되는 신생아 선별검사에 대해 검사비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척수성 근위축증은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해당 백서는 척수성 근위축증의 신생아 선별검사 국가지원을 위한 정책적인 제언을 담고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 신생아 선별검사가 독일, 프랑스, 미국과 같은 주요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고령출산으로 인한 고위험 신생아 출생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출생률 급감을 겪고 있는 한국의 상황상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제시했다.
채종희 대한소아신경학회 회장은 “척수성 근위축증은 신경세포의 사멸을 수반하는 비가역적 질환이기 때문에 질환을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고,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고가의약품의 가치를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하다”라며 “환자뿐 아니라 전문의료진을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가 뜻을 모아 이렇게 백서를 발간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대한신생아스크리닝학회 총무이사는 “척수성 근위축증은 국내에 3가지 치료제가 도입돼 증상이 발현되기 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라며 “백서를 통해 척수성 근위축증 신생아 선별검사 도입의 필요성이 잘 전달돼 환자들이 조기치료의 기회를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국내에서 환자단체가 정책적인 제언을 위해 백서를 발간하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안다”라며 “뜻을 모아주신 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들의 조기진단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서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웹사이트의 ‘복지뉴스’ 항목에서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