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녀’ 택하는 美 밀레니얼 세대…양육비·기대치 증가에 부담↑

입력 2024-07-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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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압력 줄었지만 육아 부담 커져

▲미국 35~44세 여성 중 자녀가 없는 여성 비율(왼쪽)과 이들 연령의 1인당 평균 출생아 수 추이. WSJ
미국에서 자녀를 낳지 않기로 선택한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저출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무자녀 선택이 미국 사상 최저 출산율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6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일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숫자로, 국가의 안정적인 인구수 유지를 위해서는 이 수치가 2.1명은 돼야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WSJ은 텍사스대학의 경제 및 인구학자인 딘 스피어스의 분석을 인용해 35~44세 사이의 평균 출생아 수 감소의 대부분은 자녀를 적게 낳은 여성보다는 자녀를 아예 낳지 않은 여성에게 책임이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출생아 수 감소율 6.5%의 3분의 2 이상을 무자녀 여성에게서 비롯됐다.

양육비와 육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 저출산을 부추기고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자녀를 낳는 것이 선택사항처럼 느껴지면서 출산에 대한 압력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육아에 대한 부담은 커졌다. 많은 사람이 자녀를 갖기 위해 이상적인 재정적·정서적·사회적 위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특히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기본 비용이 늘어난 것에 더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려는 의지가 강해진 것이 이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스콘 윈십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이 노동통계국과 농무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취학 아동을 둔 중산층의 육아비 지출은 1995년에서 2023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절반은 동일한 품질과 양의 보육에 대한 가격 상승 때문이었지만, 나머지는 더 높은 질과 양의 양육 환경을 위한 비용 지출이었다.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아동과 가족을 연구하는 경제학자 멜리사 키니는 “사람들은 양육비가 더 비싸졌다고 말하지만, 비용 증가의 많은 부분은 부모가 양육에 더 집중하면서 더 많은 지출을 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녀 양육에는 항상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다른 우선순위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며 “달라진 점은 아이를 아예 낳지 않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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