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집값 상승 폭이 강남 3구를 넘어섰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는 데다, 향후 대규모 개발 계획이 줄줄이 예정돼 시장의 관심이 높다. 전문가는 성수동 한강변 단지가 강남 대장주들의 아성을 넘는 시세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성동구의 누적 매매가 변동률은 2.47%로, 서울 평균치(0.68%)를 뛰어 넘었다. 이는 강남 3구인 서초구(1.42%), 강남구(0.98%), 송파구(1.23%) 보다 높은 수치다.
실제 성수동 일대는 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의 대장으로 평가되는 1지구 '강변동양' 전용 84㎡는 직전 최고가(25억 원) 대비 1억 원 오른 26억 원에 거래됐다. 1지구는 총 2909가구 규모로, 성수전략정비구역 가운데 가구 수가 가장 많다. 서울숲과 신분당선이 가깝고, 성수동 대장 단지인 트리마제와도 인접해 사업성이 높다. 때문에 일대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대장 단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77층 초고층 재개발을 추진 중인 4지구에서도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성수 4지구 '강변금호' 전용 59㎡는 1년 전 대비 1억5000만 원 뛴 19억5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다른 단지인 '강변임광' 전용 84㎡ 타입은 이달 16일 23억9500만 원에 손바뀜 되며 1년 만에 1억5000만 원이 뛰었다. 4지구 조합은 지난주 조합원 총회에서 77층 설계 방식을 확정하고, 앤비디아 사옥을 설계한 겐슬러 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겐슬러-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한국종합건축사사무소)을 설계사로 선정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건축 매물 시세도 뛰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에 위치한 단지들은 신분당선을 통한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다. 여기에 성수동이 '트리마제', '아크로포레스트', '갤러리아포레' 등 고가 단지가 즐비한 부촌으로 탈바꿈하면서 높은 몸값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기준 성수1지구 '성수동양'은 전용 84㎡ 기준 26억 원, 성수4지구 '강변임광'은 25억 원에 재건축 매물이 나와있다.
이에 더해 성수동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추진 중인 성수 IT산업개발진흥지구 확대, 삼표 레미콘 공장부지 내 글로벌 미래업무지구 조성, 이마트 부지 '크래프톤' 타운 개발, 글로벌 ESG 스타트업밸리 조성 등 다수의 개발 계획에 힘입어 강남 주요 단지들을 뛰어넘는 추가적인 시세 상승도 전망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성수동 한강변 단지들은 이미 강남 3구 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압구정, 반포, 한남, 이촌과 시세를 견주는 상황"이라며 "향후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이 완료되면 강남 대장 단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