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4000억 자사주 소각 결정…2분기 주당 791원 배당 결의
KB금융그룹이 올해 2분기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 여파에서 벗어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 기여도도 크게 개선됐다. 역대급 실적에 KB금융은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등 '통 큰 주주환원'을 결정했다.
KB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732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보다 15.6% 증가한 규모다. 홍콩 ELS 배상 영향을 받았던 지난 1분기보다는 무려 65.1%늘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조7815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7.5% 감소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가 고르게 성장하면서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가 40%에 육박했다"며 "여기에 ELS 손실 보상비용 880억 원과 기타 대손충당금이 환입되는 등 일회성 이익도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KB금융의 경상적 분기 순이익은 1조6000억 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 2.08%로 1분기(2.11%) 보다 0.03%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2.10%)와 비교하면 0.02%p 낮아졌다. 이같은 수익성 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2분기 그룹 순이자이익(3조2062억 원)은 작년 2분기(3조98억 원)보다 6.5% 불었다.
비이자이익(1조2428억 원)은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에 따른 투자은행(IB) 수수료 축소 등으로 순수수료이익(9197억 원)이 3.3% 줄어든 데다 금리·환율 변동으로 유가증권·파생상품·외환 관련 실적이 나빠지면서 기타영업이익(3231억 원)이 3.8% 감소한 탓이다.
자본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상반기 그룹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0.78%를 기록했다.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른 핵심이익 성장으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ROE는 12.26%로 지난해 대비 0.01%P 상승했다. 전사적인 비용관리를 통해 상반기 CIR(영업이익경비율)도 36.4%로 하향 안정화가 지속됐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의 2분기 순이익(1조1164억 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9270억 원)보다 20.4%나 늘었다. ELS 배상 충당부채 환입이 이뤄진데다 이자 이익도 늘었다. 다만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059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9% 감소했다.
핵심계열사인 은행 외에도 KB증권, KB손해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고르게 선전했다. 특히 KB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1781억 원으로 전년 동기(1090억 원) 대비 63.6% 급증했고 KB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도 279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714억 원) 대비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1166억 원으로 전년 동기(1109억 원) 대비 증가했고 KB손해보험의 순이익도 27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14억 원) 보다 늘었다.
KB금융 이사회는 실적 발표에 앞서 이날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월 3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로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한 것이다. 또 2분기 배당금을 주당 791원으로 결의했다.
KB금융 재무담당임원은 "당사는 올해 총 7200억 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했다"면서 "주주환원을 늘리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