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3일(현지시간)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에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테슬라는 장 마감 이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알파벳과 테슬라 실적 발표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면서 관망하는 분위기가 커진 가운데 장 막판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35포인트(0.14%) 내린 4만358.09에 마무리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67포인트(0.16%) 하락한 5555.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22포인트(0.06%) 떨어진 1만7997.35에 마감했다.
알파벳은 2분기 1.89달러의 주당순이익(EPS)과 847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4% 증가했다. 테슬라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255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 매출은 7% 감소한 198억7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45% 급감한 14억7800만 달러로 2분기 연속 순익이 감소했다.
이날 미국 국채 수익률도 하락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접전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0.019%포인트(p) 떨어진 4.24%를 기록했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39%p 하락한 4.482%에 거래됐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앞섰다는 소식에 '트럼프 트레이드'는 주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1018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는 지지율 44%를 기록했다. 트럼프는 42%다. 무소속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까지 포함하면 해리스가 42%, 트럼프는 38%, 케네디 주니어는 8%를 각각 기록해 해리스에게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96.1%로 반영했다.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씩 3회 인하할 확률은 46.6%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원유 수요 감소 우려와 중동 리스크 영향으로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44달러(1.8%) 내린 배럴당 76.9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1.39달러(1.7%) 떨어진 배럴당 81.01달러로 집계됐다. WTI는 지난달 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4거래일간 7% 이상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가는 중국 경기 둔화 등 글로벌 원유 수요 약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재개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부의 성명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재개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유럽증시는 이틀째 올랐다. 자원 관련주들의 부진을 기술주 랠리가 상쇄하며 상승세를 지켜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8포인트(0.13%) 오른 515.47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150.63포인트(0.82%) 상승한 1만8557.70에 종료했다. 반면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31.41포인트(0.38%) 떨어진 8167.37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23.39포인트(0.31%) 하락한 7598.63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독일의 SAP은 매출 성장과 강력한 비용 절감으로 예상을 뛰어넘은 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뒤 주가가 7.2% 급등했다. 주가 수준도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에 독일 증시 벤치마크 지수가 다른 유럽의 거래소들을 웃도는 실적을 나타냈다. SAP의 영향으로 반도체 기술주인 ASML과 BESI가 1%대, ASMI가 4%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금값이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 중심인 8월물은 전날보다 12.6달러(0.5%) 오른 온스당 240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하락세가 이어진 만큼 저가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무이자 자산인 금 선물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 또한 금값을 지지했다.
바트 멜렉 TD증권 상품 전략 책임자는 “시장이 미국 정치에서 경제 데이터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며 “9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24일 오전 8시 4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2.40% 하락한 6만5932.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1.26% 상승한 3489.0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1.56% 하락한 582.48달러에, 리플은 1.34% 내린 0.59779484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는 미국 부동산 지표가 부진했음에도 상승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 상승한 104.51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03.64까지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4% 하락한 1.0849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1% 내린 1.2912달러에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은 0.6% 하락한 156.08엔으로 집계됐다.
달러화는 6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량이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6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5.4% 감소했다. CNBC방송은 트레이더들이 조만간 공개될 인플레이션 지표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선호하는 지표로 알려진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엔화는 유일하게 이틀 연속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계속 커지는 덕분이다.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일본은행은 안정적인 금리 인상을 포함해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려는 의지를 더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