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HBM 전체 출하량 과반"
낸드도 2분기 연속 흑자 행진
SK하이닉스가 D램과 낸드 사업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며 2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향 반도체의 성장세가 대폭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차세대 제품 양산·개발에 주력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액 16조4233억 원, 영업이익 5조468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 13조8110억 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영업이익 역시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 원), 3분기(6조4724억 원) 이후 6년 만에 5조 원대 실적을 달성했다.
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D램에서는 HBM3E(5세대)와 서버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회사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낸드에서는 eSSD와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대됐다. 특히 eSSD는 1분기보다 매출이 약 50%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 제품 전반에 걸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지속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시장 역시 긍정적이다. HBM과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발맞춰 차세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시장에서의 HBM 매출 비중은 지난해 8.4%에서 올해 말 20.1%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3(4세대)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다. 올해 3월부터는 HBM3E 8단도 양산해 납품하고 있으며, 12단 제품도 3분기 내 양산할 계획이다. 12단 제품은 내년 상반기 중 8단 제품의 공급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HBM3E가 올해 당사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3분기에는 HBM3E의 출하량이 HBM3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HBM 캐파 대부분이 고객과 협의가 완료됐다"며 "올해 대비 약 2배 이상의 출하량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제품인 HBM4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HBM4부터는 TSMC의 초미세 공정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제작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한 HBM4 12단 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또 16단 제품에는 더 많은 D램을 적층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외에도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분야에서도 하반기에 32기가비트(Gb)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도 출시해 시장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낸드에서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60테라바이트(TB) 제품을 중심으로 eSSD 매출이 지난해 대비 4배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전체 낸드에서 eSSD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가까이 될 것”이라며 “고용량 eSSD 제품은 고객에게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향후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기지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착공한 청주 M15X를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을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