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 128명 ‘정규직 전환’될 듯
한국지엠(GM)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기한 불법 파견 소송에서 대법원이 “직접 고용하라”고 추가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5일 오전 한국지엠 창원‧부평‧군산공장 사내 하청업체 비정규직 128명이 원 청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을 열고 “파견 관계를 인정한 원심을 수긍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직접 생산 공정에 종사한 원고들뿐 아니라 간접 생산 공정 업무에 종사한 원고들도 피고의 사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사업장에 파견돼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면서 “원고들 중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도 근로자 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소송을 제기한지 9년 만에 나온 대법원 확정 판결이다. 2015년 1월부터 시작돼 2016년 9월과 2018년 7월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이번 2~4차 소송에는 창원과 부평, 군산 공장 하청 노동자인 금속노조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 조합원 106명과 비조합원 22명 등 총 128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원 청이 파견법상 사내 하청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가 사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사측 공장에 파견돼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은 근로자로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 정한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 원고 측 불법 파견 주장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사내 협력업체가 담당할 공정이나 작업위치를 결정했고 자동차 생산 계획에 맞춰 생산량, 시간당 생산 대수, 작업 일정 등을 결정함으로써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인 원고들의 작업량, 작업순서, 작업속도, 작업시간 등을 사실상 결정했다”면서 “원고들이 사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한국지엠 공장에 파견돼 사측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자동차 생산 업무에 종사했으므로 파견법이 정한 파견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앞서 대법원은 2016년 1차 소송에서 사내 하청을 불법 파견으로 판단했는데, 이 때 승소한 하청 노동자 5명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