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사태 피해금액이라도 정확하게 공시해달라”, “회사에서 주주들에게 무슨 대책 발표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개인투자자들이 여행주 종목 토론방에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티몬·위메프의 대금 정산 지연 사태에 주가 하락은 물론, 여행 상장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
25일 코스닥시장에서 노랑풍선은 전 거래일 대비 1.22% 상승하며 반등 마감했다. 장중에는 5450원까지 밀리며 최근 1년 중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참좋은여행(2.07%)도 반등했지만, 하나투어(-1.87%), 모두투어(-2.14%), 롯데관광개발(-1.71%) 등은 약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가 고객 환불 완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금융감독원이 검사반을 보내 현장을 점검하면서 여행주에 대한 우려는 다소 잦아들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 여파로 여행사들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까지 위메프와 티몬 결제 추정액을 근거로 추산할 때 여행업계의 피해액이 1000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랑풍선은 티몬·위메프 미지급금이 최대 6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면서 전날 주가가 9.59% 하락했다. 노랑풍선의 1분기 영업이익 40억 원을 웃도는 금액으로, 작년 연간 영업이익 66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노랑풍선은 코로나19 사태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나투어도 2022년 영업손실 1012억 원에서 지난해 340억 원으로 흑자전환했고, 모두투어(-221억 원→116억 원), 참좋은여행(-158억 원→64억 원)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며 회복세를 보이다 이번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그나마 규모가 있는 여행사는 이번 사태 수습이 가능하겠지만, 중소여행사의 재무력은 위태롭다는 우려가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상품군은 여행서비스로, 플랫폼과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여행사의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의 반사이익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는 종목도 나타났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사이익으로 네이버가 큐텐그룹의 점유율(3~4%)의 1% 수준을 가져올 것”이라며 “2조5000억 원 이상의 총거래액(GMW) 유입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의 목표주가는 기존보다 5000원 올린 24만5000원을 제시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몬과 위메프가 파산할 경우 가장 큰 수혜는 쿠팡으로, 티몬과 위메프의 대금 정산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