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영업이익률이 1%대로 떨어졌다. 공사비 상승과 함께 현대엔지니어링, DL건설 등 자회사의 부진이 수익률을 끌어내린 주요인이다. 상당 기간 지속될 원가 부담과 자회사 리스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4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 감소했다. 이미 낮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25%가량 밑돈 수치다.
금융투자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금융투자업계의 현대건설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개월 전 2407억 원에서 실적 발표 직전 1957억 원으로 하향됐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3% 안팎이던 영업이익률은 1.7%까지 낮아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 GS건설이 각각 3~6%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 주요 원인은 주택부문 원가부담 확대와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부진때문이다.
현대건설 별도기준 매출원가율은 올해 1분기 93.1%에서 96.6%로 높아졌다. 급등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를 반영하지 못한 2022년 이전 착공 현장 비중이 높은 영향이다.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 등 준공 현장에서 정산비용도 약 900억 원 발생했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의 2분기 영업이익은 32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8%로 소수점에 머물렀다. 올해 5월 6만 건에 육박하는 하자가 발견된 전남 무안군 '힐스테이트 오룡' 보수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추가 원가 반영 등으로 7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더욱 문제는 현대건설의 수익성이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지속되는 실적 부진보다 더 아쉬운 것은 본격적인 이익 반등이 더욱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원가율에 가장 부정적인 2021~2022년 공급물량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이익률 반등 시점을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올해 전체 주택 매출 중 2022년 이전에 착공한 물량은 80% 정도를 차지할 전망이다. 내년도 60% 정도로 예상된다. 2026년부터는 대부분 해소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2022년 착공 현장 매출 비중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에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올해와 내년 연평균 3만 가구 수준의 입주 현장에서 품질 관련 비용이 반영될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DL이앤씨도 현대건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DL이앤씨의 2분기 영업이익은 3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7% 감소했다. 시장예상치 766억 원의 절반을 밑도는 수치다.
이 회사 부진의 가장 큰 원인 역시 자회사 때문이다. 자회사인 DL건설의 같은 기간 실적은 74억 원 영업적자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L건설 전 현장에 예정원가 산정 기준 조정 작업을 진행하면서 총 299억 원의 추가 원가가 발생했고 창원 자동차 매매단지 복합시설 완공 후 회수하지 못한 공사대금의 대손충당금을 112억 원을 설정하면서 영업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DL건설은 올해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DL건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1100억 원에서 손익분기점(BEP)으로 하향했다. DL이앤씨의 별도 기준 예상 영업이익도 4100억 원에서 2900억 원으로 낮췄다.
장 연구원은 "주택원가율의 개선 시점이 지연되고 예상치 않게 DL건설의 부진까지 수면으로 올라왔다는 점에서 저조한 숫자보다 실적의 내용과 전망이 아쉽다"며 "올해 실적 반등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고 내년 턴어라운드 강도에 대한 기대감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