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
전기차 캐즘에 양극재 투자속도 조절
"올해 설비투자 규모 4조 원→3조 원"
LG화학이 올해 2분기 석유화학 사업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전기차 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발목이 잡혔다. LG화학은 양극재 관련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판매량 눈높이도 낮추기로 했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2조2997억 원, 영업이익 4059억 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2%, 영업이익은 34.3% 각각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53.4% 각각 증가했다.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9658억 원, 영업이익 323억 원으로 1분기(-312억 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가전, 자동차 등 전방 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주요 제품의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고, 폴리염화비닐(PVC) 같은 제품은 수요 부진이 여전하기 때문에 큰 폭의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1조7281억 원, 영업이익 1699억 원을 거뒀다. 전기차 성장 둔화에도 양극재 출하 물량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방 고객사의 생산량 조정 계획에 따라 올해 양극재 출하량 목표치(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40% 증가에서 20% 증가로 하향 조정했다.
LG화학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검토 중이었던 국내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모로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투자는 가동 일정을 1~2년 순연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양극재 생산능력(CAPA) 목표치도 2026년 28만 톤(t)에서 20만t으로 낮아졌다.
이어 “분리막 사업의 업스트림인 원단 사업의 경우 협력사인 일본 도레이와 분리막 사업 전략 방향 변경과 시장 현황을 고려해 기존 협의한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고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착공한 국내 구미 공장 램프업(생산 능력 확대)과 2026년 6월 초도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인 미국 테네시 공장은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LFP 양극재는 국내 청주 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며 양산 투자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LFP보다 더욱 개선된 제품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보다 전기차용으로 개발해 복수의 완성차 업체(OEM)와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양산 계획은 2026년에서 2027년으로 1년 늦췄다.
투자 시계가 늦춰지며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축소했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동력 사업을 중심으로 4조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했지만, 시황과 매크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올해는 전년도와 유사한 3조 원 초·중반대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양극재 투자가 최우선 순위임은 변함이 없겠지만 전방 고객사의 감산 기조에 맞춰 연도별로 순차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