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인 타티야나 바칼추크(48) 와일드베리스 창업자가 회사 합병을 둘러싸고 남편과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BC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타티야나는 전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남편 블라디슬라프 바칼추크와 갈등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타티야나는 "블라디슬라프가 어떤 목적으로 사람들을 오도하고 조작된 얘기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혼 절차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영어 교사와 과외 선생으로 일하던 바칼추크는 28세 때인 2004년 자신의 아파트에서 독일 의류와 신발을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출산 휴가를 받고 쉬던 중 어린아이를 둔 여성들이 얼마나 쇼핑이 어려운지를 깨달은 것이 계기가 됐다.
2005년 IT 기술자인 남편이 사업에 가세해 와일드베리스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온라인 쇼핑 사업에 뛰어들었다. 와일드베리스의 지분 99%는 타티야나가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는 남편 소유다.
앞서 그의 남편인 블라디슬라프는 와일드베리스가 지난달 러시아 최대 옥외광고 업체 루스 아웃도어(이하 루스)와 합병이 자사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블라디슬라프는 이어 RBC 인터뷰에서 "타티야나가 루스 경영진에게 조종당하고 있으며 와일드베리스도 매출 증가 속도가 크게 느려지는 등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타티야나는 남편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블라디슬라프가 우리의 개인사를 전국에 알리기로 하다니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바칼추크 부부의 갈등은 크렘린 궁 브리핑에서도 다뤄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가족 관계나 사업 관계에 절대 간섭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RBC는 “와일드베리스와 루스의 합병이 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막심 오레시킨 크렘린 궁 보좌관이 감독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칼추크의 자산은 81억 달러(약 11조 원)에 달한다.
타티야나는 2019년 와일드베리스가 88%나 성장하면서 시장 가치가 크게 오르자 다음 해인 2020년 유리 루시코프 전 모스크바 시장 부인 옐레나 바투리나를 제치고 러시아 최대 여성 갑부에 올랐다. 바투리나는 건설업과 호텔업 등으로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여성 갑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