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노동자의 70% 과도한 열에 노출돼
기후 격차 심각…모든 사람 더위 피해 같지 않아
유엔이 25일(현지시간) 역대 처음으로 각국에 극심한 더위에 대한 대응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극심한 더위는 새로운 뉴노멀”이라며 “세계는 기온 상승이라는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의 배출을 억제할 뿐 아니라 극심한 무더위로부터 노인ㆍ임산부ㆍ어린이 등 취약층과 근로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화할 것을 독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더위 대응을 촉구한 것은 세계적인 폭염이 지속하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연합(EU) 기후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는 22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15도(화씨 62.87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C3S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다. 특히 21일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을 보낸 지구촌이 하루 만에 다시 그 기록을 경신했다.
또 지난달 세계 평균 기온은 역대 6월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6월보다는 0.14도 더 높았고, 1940년 이래로는 작년 7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로 더운 달로 조사됐다.
유엔이 극심한 더위에 대한 세계적인 대응을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두를 위한 기후회복력이라는 비영리단체의 캐시 백맨 맥레어드는 “유엔이 정책적 신호를 보냈다”면서 “얼마나 심각하고 해결이 시급한 문제인지 인식하게 하는 것으로 모든 사람이 같은 정도의 피해와 대가를 지불하고 있지 않다는 기후 격차를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폭염으로 인한 지구촌 피해는 심각하다. 올해 들어 무더위로 인해 1300여 명의 하지 순례자가 사망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8000만 명의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문을 닫았다. 사헬 지역에서는 입원과 사망이 급증했다.
도시는 급속한 도시화와 열섬효과로 인해 세계 평균보다 2배 더 빨리 더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2050년까지 극심한 더위 속에서 사는 도시 빈민이 70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국제노동기구(ILO)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초래한 이상고온 등으로 세계 노동자의 70%(24억 명) 이상이 과도한 열에 노출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인권에 기반을 둔 근로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각국 정부는 의료, 건축 환경 같은 중요 부분을 열에 의한 피해를 막는 내열화(heatproof)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