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판매 1위 현대 그랜저 계열 차지…경차도 다수 랭킹 올라
올해 상반기 중고차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가성비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다 판매 차종으로는 ‘그랜저’ 계열이 차지했다.
27일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불황에 인기가 높은 경차와 유지비가 안정적인 친환경차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베스트 셀링카는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하게 현대 ‘그랜저IG’가 차지했다. 기아 ‘더 뉴 레이’가 3위를 차지했고, 6위부터 10위까지 모두 ‘모닝’과 ‘스파크’가 차지해 상위 10개 모델 중 총 6개의 경차 모델이 순위에 올랐다. 경차는 전체 판매량의 16%를 차지, 세 번째로 많이 판매된 차종으로 나타났다. 장기화하는 불경기에 실용적인 소비를 통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이들이 많아지며 경차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선호 차종은 SUV와 레저용 차량(RV)이 강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SUV와 R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11.4%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상반기 내차사기 홈서비스 전체 판매량 중 34%에 달해 3명 중 1명이 이들 차종을 구매한 셈이다. 캠핑 등 야외 레저생활의 보편화와 신차 시장에서도 세단보다 SUV와 RV 위주로 새로운 모델이 지속해서 출시되고 있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친환경 차량의 인기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상반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1% 증가했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대비 비싼 차량 가격에도 연비가 뛰어나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더해졌고, 고유가도 이어지며 절정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는 ‘캐즘’ 현상 및 안전 문제 등이 이어졌음에도 전년 대비 31.5% 판매가 증가했다.
비대면 직영 인증 중고차 플랫폼 리본카에서는 현대 ‘더 뉴 그랜저IG’가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량은 판매량이 작년 대비 아홉 계단 상승하며 1위를 기록했다. ‘그랜저’는 중고차 구매자들의 관심도를 알 수 있는 검색어 순위와 조회 수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기아 ‘K5(DL3)’로 지난해 9위에서 급상승했다. 지난해 판매 1위를 차지했던 기아 ‘더 뉴 카니발’은 두 계단 하락해 3위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의 SUV 선호 현상은 리본카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상반기 리본카 검색순위에서도 ‘쏘렌토’, ‘SUV’ 등 관련 키워드가 검색어 톱5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판매량 순위에서는 여전히 세단이 우세를 보였다. 판매량 상위 모델 중 세단이 과반수를 차지했고, 판매량 10위권 대부분이 차령 5년 이내 상품이었다. 뛰어난 품질의 세단 물량이 중고차 시장에 많이 유입되면서 세단 수요가 높게 형성된 것으로 리본카는 분석했다.
상반기 리본카에서 판매된 차량의 연식 및 주행거리, 가격을 구간별로 나눠 살펴보면 ‘2020년식’과 ‘평균 7만㎞대’, ‘2000만 원 초반’의 일명 ‘가성비 차량’의 소비자 선호도가 높았다. 올 상반기 리본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인 더 뉴 그랜저 IG도 2020년식이 가장 많이 판매됐고, 평균 판매가격은 약 2300만 원이다.
차급별 판매량을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소형 SUV는 279% 상승, 경차 판매량도 120% 상승하는 등 가성비 차량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했다. 특히 기아 ‘셀토스’, ‘더 뉴 레이’, ‘올 뉴 모닝’ 등이 소형 SUV 및 경차 판매량 상승을 견인했다.
유종별 판매량에서는 전체 유종 중 가솔린 차량이 54% 비중으로 전년 대비 12%포인트(p) 늘어났으며, 하이브리드 차량과 LPG 차량의 판매 비중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추세를 보였다. 반면 디젤 차량의 판매 비중은 전년 대비 13%p 하락했는데, 디젤 차량의 요소수 이슈 및 환경 규제 이슈로 수요가 다소 감소하며 하이브리드 및 가솔린 차량 수요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는 전체 유종 중 1% 비중으로 나타나며 중고차 시장에 캐즘의 영향이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