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탄탄한 소비 저력
저가 제품 선호는 불안 요소
전문가 “하반기 둔화” 고수
미국 경제가 2분기 3%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경기둔화 조짐도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 성장률 1.4%는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1%)를 크게 웃돌았다.
고금리 장기화를 비롯해 임금 증가세 둔화, 가계 초과저축 고갈 등으로 소비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개인소비증가율이 2.3%를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자동차, 가정용품, 오락 용품, 식용품 휘발유 등 물품 소비 강세가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들 제품은 1분기 모두 소비 약세를 보였던 품목이다.
다만 저가품 구매가 두드러지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미국의 2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상승해 1분기(3.7% 상승) 대비 둔화했다.
코스트코는 회비를 받는 대신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모델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월마트, 타깃 등 오프라인 매장은 가격 인하에 나섰다. 소비를 자제하던 중산층과 고소득층이 다시 지갑을 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많은 경제학자는 경기 둔화 전망을 굽히지 않고 있다. PNC파이낸셜서비스는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소비가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월평균 17만7000명에 그치면서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금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다. 금융 대기업 산탄테르는 “상반기처럼 수입 증가를 웃도는 지출을 유지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저소득층의 소비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다.
닛케이는 “강약이 엇갈리는 지표를 지켜봐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미국 경제는 현재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궤도에 있지만 1980년대 이후 가파른 속도로 진행된 금융 긴축에도 무사히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