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호실적 행진 속 한화오션이 올해 2분기 나 홀로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선박 영향으로 생산 안정화 비용이 늘어나면서다. 하반기부터는 고부가가치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가 진행되고, 적자 호선 인도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96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업손실 1965억 원에서 올해 1분기 529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나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 매출액은 2조53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증가했다. 건조 물량 증가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반복 생산 체계가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 운반선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컨테이너 적자 호선 영향으로 생산 일정이 조정되고 외주비가 증가하는 등 생산 안정화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실적은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잔여 손실 충당 호선은 15척, 3분기 중 인도될 호선이 4척 정도가 남아 있다"며 "2020~2021년 수주했던 대부분이 적자 공사고, 손실 폭이 큰 물량은 올해 중 대부분 인도되고 2025년 상반기 90% 인도되면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과 달리 다른 조선사들은 2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764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28.7%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는 작년 2분기보다 각각 185.5%, 182.2% 증가한 1956억 원과 175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HD현대미포도 17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7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122% 뛴 1307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넘어선 건 2014년 4분기 이후 약 10년 만이다.
한화오션은 하반기 LNG 운반선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생산 안정화가 지속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또한 잠수함 창정비 및 해양플랜트의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매출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안정적인 인력 수급과 생산 효율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생산 시스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본격적으로 고선가에 수주한 LNG 운반선 건조가 진행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LNG 운반선 매출 비중은 2분기 50%에서 3분기 60%로 오를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현재 3년 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상반기 수주 실적은 LNG 운반선 16척, 원유 운반선 7척, 암모니아 운반선 2척, 가스 운반선 1척, 해양 1기 등 총 27척으로, 총금액은 53억3000만 달러다. 6개월 만에 지난해 수주 실적(35억2000만 달러)을 초과 달성했다.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의 수주 잔고와 우호적 시장 환경 속에서 선별 수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넥스트디케이드 지분을 인수해 미국 리오그란데 수출 터미널에서 LNG 판매와 운송, 선박 건조까지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시장 진출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