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월부터 물가 안정 안착"…배추·무 日300톤·수산물 800톤 공급
3개월째 둔화 흐름을 보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들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집중호우에 따른 농작물 피해와 국제유가 변동성 등이 물가 상방 요인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농·수산물 비축분 방출, 석유류 시장 모니터링 등 여름철 물가 안정에 나설 계획이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범석 2차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2%대로 하락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2%대 진입하는 등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7월 집중호우에 따른 일부 농산물 수급 차질, 국제유가 변동성 등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8월부터는 물가 안정 흐름이 확실하게 안착될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전년대비)에서 2~3월 3%대(3.1%)로 올라선 뒤 4월(2.9%)부터 2%대에 재진입하며 하향세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는 5월(2.7%)에 이어 6월(2.4%)까지 3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6월 물가는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의 최저 상승 폭이었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도 7월 기준 전월보다 0.1%포인트(p) 내린 2.9%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이 2%대로 떨어진 것은 2022년 3월(2.9%)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최근 농산물·가공식품 등 체감물가 위주로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물가 둔화 흐름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은 최근 강우에 따른 대규모 농작물 침수 피해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6~21일 내린 비로 전국 농작물 침수 면적은 22일 오후 6시 기준 1389.7㏊에 달한다. 축구장(0.714㏊) 1950개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품목별로는 벼가 1172.2ha로 대부분이었고 닭 2만7000마리도 폐사했다.
채소와 제철 과일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4일 기준 적상추 소매가격(100g)은 2088원으로 열흘 전과 비교해 54.9% 올랐고, 깻잎(100g)은 같은 기간 2174원에서 2541원으로 16.9% 올랐다. 참외(10개) 소매가격은 1만3378원→1만5449원(15.4%)으로, 수박(1개)은 2만998원→2만2925원(9%)으로 올랐다.
국제유가도 변수다. 국제유가는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기대치 등으로 6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소식에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 국제유가는 통상 2~3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지난달 유가 상승분이 7월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등에 따르면 7월 셋째 주(14~1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L당 6.5원 오른 1713.1원으로 6월 셋째 주 이후 4주 연속 상승세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7월 초순에 비해 상승 폭은 둔화하고 있지만 7월 물가 상승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7월 물가는 내달 2일 발표된다.
정부는 7월 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상기후, 유가 변동성, 기저효과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물가 안정을 위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부는 여름철 생산량 변화가 큰 배추·무 등 가용 물량을 역대 최대치인 2만8000톤을 확보해 하루 300톤 이상 공급하고 있다. 수급 상황에 따라 출하량을 늘리는 등 탄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징어 등 수산물은 이날까지 비축물량 886톤을 공급헀고, 잔여물량(184톤)도 이달 중 모두 방출할 계획이다. 석유류는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을 운영하는 등 부당·편승 인상 없도록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