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에 관심 집중…"투자 규모는 작아"
티몬·위메프 사태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과 증권사가 위메프 자회사인 '위메프오'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메프의 유동성 문제가 2년여 전부터 부각된 상황에서 이들이 투자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의 자회사인 위메프오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전환우선주(CPS)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집중적으로 유치했다. 위메프오가 발행한 CPS를 인수한 금융회사들은 우리은행, 하나증권, TS인베스트먼트 등으로, 이들은 총 55억 원 규모의 CPS를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프오가 CPS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은 모기업인 위메프가 주로 활용하는 자금 조달 방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CPS는 회계상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 악화를 피할 수 있다. 적자가 지속되는데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위메프 입장에서는 CPS 발행이 효과적인 자금 조달 수단이었다.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십수 억 원까지 각 회사별로 투자금은 차이가 있다. 투자금액 자체는 크지는 않은 수준인 것이다. 다만 벤처투자회사 뿐 아니라 은행과 증권사 등이 투자에 나섰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위메프오는 2019년 4월 위메프 사내벤처 성격으로 시작한 배달서비스로, 2020년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자본금 규모도 매출액 규모도 크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거래액 30배 성장, 월간이용자수(MAU) 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인 점이 국내 금융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등도 투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프오 투자에 나섰던 A은행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는 은행들도 종종 나서는 분야"라면서 "다만 규모가 작은 회사이다 보니 투자규모도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위메프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섰으나 위메프의 재정상태가 크게 악화되면서 위메프오의 성장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사실 위메프는 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으로 위메프오에 대한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위메프가 싱가포르의 이커머스 업체 큐텐에 인수되면서 회생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큐텐 역시 결손금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위메프는 지난해 위메프오 지분을 51.6% 넘게 정리하기도 했다.
현재 위메프는 위메프오 지분을 추가 처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해 한차례 구주 매각에 나서며 위메프오 지분을 크게 줄인 위메프는 추가로 구주를 매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금융회사들이 우선주 전환을 통해 보유한 주식 중 일부는 보통주로 전환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우선주로 받은 것들은 보통주로 전환됐으며, 현재 신주와 구주를 조금씩 보유하고 있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