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델란드에 유럽법인 설립하기도
저렴한 수수료 무기로 내세울 듯
'만년 적자' 꼬리표 뗄지 시장 주목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원스토어’가 구글과 애플이 장악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 모바일 게임 선호도가 높은 대만을 시작으로 향후 유럽, 북미까지 뻗어 나갈 계획이다. 영토 확장을 통해 원스토어가 ‘만년 적자’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현재 원스토어는 대만의 최대 게임 퍼블리싱 기업인 ‘해피툭’과 손잡고 지난달 3일 론칭한 ‘콰이러완(快樂玩) 스토어’ 대만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콰이러완 스토어란 ‘즐거움을 한 데 모은 가게’라는 뜻이다. 양사는 올해 초 맺은 협약을 바탕으로 대만 시장에 최적화한 앱 마켓을 출시했다. 원스토어는 시범 운영 기간에 게임의 라인업을 추가하고, 기술을 보완해 빠른 시일 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대만 이후로는 유럽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8월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설립하며 유럽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유럽 내 애플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iOS용 앱 마켓 개발도 진행 중이다. 디지털시장법(DMA)의 시행으로 3자 앱마켓의 설치가 가능해진 기회를 잡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애플은 유럽연합(EU)의 DMA 시행 이후 유럽 내 iOS 기기에서 에픽게임즈의 자체 앱 마켓인 에픽스토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 다음으로는 북미시장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빅테크가 많은 나라이지만, 독과점에 엄격한 시장인 만큼 3자 앱 마켓의 자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기업 분할 등 강력한 경쟁법 집행으로 유명한 미국에서는 플랫폼 시장 독과점 규제 입법 논의와 함께 애플·구글·아마존 등 빅테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반독점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원스토어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도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앱 개발사들이 구글과 애플에 높은 수수료 부담을 호소하는 반면 원스토어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원스토어의 국내 수수료율은 인앱결제 20%, 개발사 자체결제 5%다. 반면 구글의 구글 플레이와 애플의 앱스토어는 인앱 결제만을 제공하며 수수료율은 최고 30%로 원스토어보다 월등히 높다. 원스토어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앱 결제 수수료 또한 국내와 동일하게 20%로 알려졌다.
이처럼 원스토어의 해외 진출 성공이 절실한 건 원스토어의 재정 상태가 만년 적자이기 때문이다. 원스토어는 2016년 출범 이후 8년째 적자 늪에 빠져있다. 누적 손실은 불어나 지난해 말 결손금은 1429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16억 원, 순손실 333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기작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앱 마켓은 매출의 대부분이 게임 애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해 인기 게임이 입점하거나 입점작이 다양해질수록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콰이러완 스토어에서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과 조이시티의 건십배틀 등이 순위에 올랐다. 그러나 대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레드랩게임즈의 롬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발할라라이징 등은 입점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원스토어 관계자는 “현재는 일종의 테스트 기간”이라면서 “정식 출시하게 될 때 주요 (게임) 라인업을 추가하고, 현지의 마케팅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