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방가 총재 접견 등 협력관계 결실…국격 인정 쾌거"
김상부(52) 전 구글 컨슈머 공공정책 아시아·태평양 총괄이 30일(미국 워싱턴 DC 현지시간) 세계은행(WB) 디지털전환 부총재(Vice President for Digital Transformation)로 내정됐다. 세계은행 최고위직에 한국인이 진출한 것은 한국이 1955년 세계은행에 가입한 이후 최초다.
앞서 2012~2019년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김용 전 총재는 미국 국적으로,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인이 수임하는 관행에 따라 선출된다.
이날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부총재 내정자는 9월 3일부터 공식 근무를 시작한다.
디지털전환 부총재직은 세계은행이 디지털을 통해 개발도상국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 신설한 직위다. 9월 3일부터 공식적으로 근무를 시작하는 김 내정자는 향후 세계은행에서 개도국 발전에 필요한 디지털·데이터 인프라 구축·제고, 사이버 보안, 디지털 정부 등 디지털 경제 기반 구축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1972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김 내정자는 세계은행의 글로벌 공개경쟁을 통해 부총재직에 선발됐다. 구글과 LG유플러스 등 국내외 디지털 기업과 정보통신부(과기부 전신) 등 공공과 민간 부문을 아우르며 27년 이상 디지털 분야 전문성을 쌓아왔다는 것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의 설명이다.
김 내정자 발탁 이면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 간 두 차례 접견 등 세계은행과 한국 정부 최고위급의 협력 관계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 대통령과 방가 총재는 지난해 9월 인도, 올해 1월 서울에서 만났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방가 총재와 올해 1, 4, 7월 각각 서울, 워싱턴, 브라질에서 면담을 가졌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디지털 심화라는 시대적 변혁 속에서 '뉴욕 구상', '디지털 권리장전', '인공지능 서울 정상회의' 개최 등 글로벌 디지털 논의를 견인한 윤석열 정부의 행보와 인공지능·디지털 국격을 인정받은 쾌거"라며 "한국 정부의 인공지능·디지털 분야 정책적 노력을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호평했다.
이어 "정부는 김 부총재 선임을 계기로 세계은행과의 디지털 경제 관련 협력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고위직에 한국의 뛰어난 인재들의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