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들 "무책임한 플랫폼ㆍ정부ㆍ은행 총체적 문제…이자ㆍ연체 고통"
1일 서왕진·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주최로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 지역에서 열린 ‘티몬월드 미정산 사태 관련 디지털가전 피해업체 간담회’에 참석한 판매자(셀러) A씨는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몇몇 셀러들도 잇달아 울음을 터트렸다.
또 다른 셀러 B씨는 “정부 지원 대책이 나온다고 하지만 저희 운명은 저희도 안다.그냥 부도다”라며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파산한 사람들의 회생 절차를 지원해달라”고 토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20여명의 셀러들은 티몬의 글로벌 쇼핑 플랫폼 ‘티몬월드’에서 가전을 주로 판매해왔다. 티몬월드는 현재 ‘티몬 비즈마켓’으로 상호를 바꿨으나 사업자등록번호와 대표이사(류광진) 등이 티몬과 동일하다.
셀러들은 티몬월드로부터 각각 최소 10억 원대, 많게는 100억 원 이상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미정산 사례까지 감안하면 셀러 피해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셀러들은 시중은행의 ‘선정산대출’로 이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선정산대출은 셀러에게 대금을 선지급하고 정산일에 플랫폼이 정산하면 대출금을 상환하는 운전자금대출 상품이다. 티몬월드의 선정산대출은 SC제일은행에서 취급해왔다.
한 셀러는 “SC제일은행이 티몬월드에 입점한 우량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선정산대출 한도를 월평균 매출액의 1.5~3배까지 높여줬다”면서 “아직 미정산 상황에서 대출만 남아 있는 셀러들은 대출 이자와 금융기관 연체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은행 측에 사실 확인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한 관리감독 부실 책임이 있는 금융당국과 정부가 셀러들의 이자 납부 유예, 대납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앞서 내놓은 저금리대출 등도 ‘언 발에 오줌누기’란 지적이다. 한 셀러는 “은행 직원이 이자가 5%가 될지, 8%가 될지 모른다며 3개월은 연장해준다고 하더라”며 “내가 왜 내 돈을 이자내고 써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셀러도 “우리가 정부 수혜를 입으면 당장 사업을 계속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현 사태 파악이 안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정산 상황에서도 매출로 잡혀 세금이 부과되는 현실도 어이없다는 지적이다. 한 셀러는 “정산금은 안들어오는데 매출은 냈으니 나라에서는 부가세, 법인세, 건강보험 등 세금을 내라고 한다”면서 “문제는 내 수중에 돈이 없다는 것인데, 이게 도대체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