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지분 절반가량 줄어든 4억 주
버핏 추가 매도 가능성도
‘M7’ 2분기 순익 증가율 30%로 둔화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2분기 주식 순매도 가치가 755억 달러(약 103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1년 전 100억 달러에서 116억 달러로 늘었고 현금보유액은 역대 최대인 2769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버크셔는 애플 보유 지분을 거의 50%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처음으로 애플 지분을 공개한 버크셔는 2021년 말까지 9억80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보유 가치는 311억 달러였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지분은 4억 주로 줄었고 그 가치는 842억 달러로 평가됐다. 버크셔는 1분기에도 애플 지분 13%를 줄였다.
올해 애플 주가는 AI 기술 개발이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상승했다. 연초 181달러 선에 머물던 주가는 지난달 초 23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이 AI 기능이 탑재된 아이폰 출시를 연기할 것이라는 블룸버그 보도가 최근 나오면서 주가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주 공개된 애플의 회계 3분기(5~7월) 실적에서 중국 매출이 6.5% 감소한 147억 달러에 그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는 더 커졌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53억 달러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시장에선 버크셔가 애플 지분을 추가로 처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에드워드존스의 짐 섀너헌 애널리스트는 “이번 보유지분 정리는 애플에 대한 버크셔의 또 다른 매도 신호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며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매도 활동”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나는 버핏이 애플의 남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매우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렇게 터무니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애플을 포함한 빅테크 7개사, 일명 ‘매그니피센트7(M7)’의 최근 분위기도 냉각된 상황이다. AI 기술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이제 투자자들의 의심에 직면했다. 실제로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엔비디아를 제외한 M7의 다른 6개사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약 30%에 그쳤다. 직전 분기 50%에서 크게 둔화한 것이다. 3분기 전망은 17%로 더 암울하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50파크인베스트먼트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내게 증명하라’고 기업들에 요구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들은 AI가 기업 이익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버핏의 애플 지분 처분이 AI의 위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매슈 팔라졸라 애널리스트는 “버핏의 주식 매각은 자본이득세 인상을 피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버핏도 5월 주주총회에서 “애플 매각은 세금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애플 사업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나 코카콜라보다 훨씬 더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팔라졸라 애널리스트 역시 “차익실현은 일부 장기적인 포지션에서 계속될 수 있다”며 버핏이 애플 지분을 추가 매도할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