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장 직후에도 지속…서학개미는 ‘발동동’
거래재개 지연 사태에 증권사도 날벼락
국내 증시의 ‘블랙 먼데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개미들이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 중단 사태가 지속하면서 미국 정규장 시간에도 주식 거래가 정상화되지 않는 경우가 속출해서다. 이에 주식을 사고팔지 못한 서학개미들의 투자 손실은 불가피해졌다. 해당 사태를 해결하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증권사들의 하소연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은 전날 국내 증권사들에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며 국내 기준 오후 2시 45분 이후에 체결된 모든 거래가 취소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블루오션과의 제휴로 미국 주식을 한국에서 낮에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블루오션의 통보에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해당 사실을 공지한 후, 프리마켓부터는 정상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알렸다.
문제는 국내 증권사가 블루오션의 전산 장애 시간에 접수됐던 주식 거래를 취소하는 작업이 지연되면서 미국 정규장까지도 거래 장애가 이어진 것이다. 특히 주간거래 체결 취소 건이 있는 계좌는 미국 증시 개장 이후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
혼란이 이어지자, 간밤 증권사들도 발을 동동 굴렀다. 한밤중에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미국 주간거래 체결취소 작업 지연과 거래 정상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지하거나 투자자 상담을 진행했다. 거래는 새벽이 돼서야 정상화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블루오션에서 정확한 사유를 듣지 못한 채 거래 취소를 통보받았다”며 “지난 뉴욕거래소 오류 때도 그렇듯 현지 오류는 어찌할 방법이 없어 실무적으로 애로사항”이라고 했다.
실제 블루오션은 국내 증권사에 주간거래 서비스 중단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전날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낮에 미리 미국 주식을 팔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거래 한도를 초과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간밤 미국 현지에서도 주요 증권사들의 접속 장애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뉴욕증시 개장 직후 다운디텍터닷컴에 피델리티와 이트레이드, 로빈후드 등 주요 주식거래 플랫폼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전날 발생한 블루오션 시스템 장애의 후속 조치를 위해 이날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휴장했다. 거래 정상화는 프리마켓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경기 침체 우려와 중동 리스크로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서학개미는 미국 주식에서 발을 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탈 조짐도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달 882억 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이달 818억 달러대로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