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나 총리, 시위대 관저까지 진격하자 인도로 대피...영국 망명설
육군참모총장 “임시정부 논의할 것”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샤하부딘 대통령이 전날 밤 TV 연설을 통해 “의회를 즉시 해산하고 가능한 한 빨리 선거를 치르기 위해 모든 정당과 이해 당사자들과 협의해 임시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방글라데시 전역에 내려졌던 무기한 통금령을 6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해제하고, 체포된 야당 지도부와 거짓 혐의로 체포된 학생 시위대를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와케르우즈자만 방글라데시 육군참모총장도 “임시정부가 구성될 것”이라면서 “군과 경찰은 누구에게도 총을 쏘지 않을 것이며, 여러분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완수하고 국가에 평화를 가져올 것. 이 일에 동참해달라. 폭력에서 벗어나라”고 말했다. 현재 하시나가 이끄는 집권 여당은 방글라데시 의회 의석의 80% 가까이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와케르우즈자만 참모총장은 임시정부 구성에 대한 회담에 여당 인사를 한 명도 초대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아버지’로 불리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의 장녀인 하시나 총리는 1996년부터 2001년, 2009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로 집권해왔다. 그는 지난달‘독립유공자 자녀 공직 30% 할당제’ 추진하면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지난 4일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나자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 이날 오후 6시부터 전국에 무기한 통금령을 내리고 인터넷을 차단, 철도 운행도 중단시켰다. 정부가 실탄까지 사용하며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이날 하루에만 100여 명이 사망했다. 여기에 지난달에 발생한 시위 사망자까지 합치면 총 사망자는 300명을 넘어선다.
하지만 시위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시위대가 관저 인근까지 몰려오자 하시나 총리는 결국 사임을 결정하고, 인도로 떠났다. 일부 언론에서는 하시나 총리가 인도를 거쳐 영국으로 망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시나 전 총리와 동행 중인 여동생 셰이크 레하나는 영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과 인도 외무부는 답변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