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분양 관리지역 집값 보니…안성·이천 '지지부진'

입력 2024-08-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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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기류를 탄 서울과 달리 경기도에선 안성·이천시가 수년 만에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주택 시장 내 온도차가 극심한 양상이다. 여기에 안성·이천시는 집값 회복도 더딘 모양새다. 전문가는 이들 지역에 수요 대비 공급이 과잉된 상태라고 분석하면서 한동안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날 경기 안성·이천, 대구 남구, 울산 울주, 강원 강릉, 충북 음성, 전남 광양, 경북 포항·경주 9곳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수도권에서 2곳 이상의 미분양 관리지역이 지정된 것은 2022년 9월(경기 안성·양주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천은 2019년 12월 미분양 관리 지역에서 해제된 뒤 4년 8개월 만에 재지정 됐다.

HUG는 미분양 가구 수가 1000가구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가구 수'가 2%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관리지역을 지정한다. 미분양 증가 속도가 빠르거나, 미분양 물량이 계속해서 해소되지 않는 지역, 신규 미분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곳이 대상이다.

미분양 적체가 심화한 안성과 이천시는 집값 낙폭도 크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집계된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올해 5월 기준 안성은 전월 대비 -0.34%, 이천은 -0.29% 하락했다. 이는 경기도 28개시 중 각각 2, 3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7월 다섯째 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서도 이천시(-0.02%)는 부발읍 및 안흥동 위주로, 안성시(-0.01%)는 공도읍 소형 규모 및 당왕동 위주로 하락했다.

실거래가 회복도 더디다. 안성시 대장주로 꼽히는 옥산동 '안성아양시티프라디움' 전용면적 84㎡는 이달 2022년 최고가(5억6000만 원) 보다 2억 원가량 낮은 3억 후반대에 실거래 됐다. 안성 스타필드와 가까운 '안성공도우미린더퍼스트' 동일 평형도 2021년 최고가(4억4500만 원) 대비 1억 원 낮은 수준에 거래 됐다.

이천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이천 안흥동 '롯데캐슬 골드스카이' 동일 평형도 직전 최고가(7억4000만 원) 대비 낮은 5억~6억 원 초반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성과 이천시가 수요 대비 공급이 과잉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이 갭투자가 아닌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경기 외곽 지역까지 온기가 미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평택과 반도체 클러스터 밸트로 언급되는 안성의 경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개발 호재가 많지만, 공장 등 기반 시설 등이 구축되지 않아 실거주 수요가 적다고 분석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안성은 반도체 공장 등 기반시설이 완전히 조성되지 않은 상태인데, 주택이 먼저 공급 되면서 수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추후 반도체 밸트가 구축되면 천천히 해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런 분위기를 고려할 때 경기도에서도 입지 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란 견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경기도는 광명, 과천, 성남 등을 제외하면 시장 회복이 더디다"며 "시장에 통화량이 많이 풀리지 않은 상태인 만큼 옥석을 가려 인기 지역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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