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ABC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다음 달 10일 ABC 토론에 참여하겠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BC 뉴스를 포함한 대선후보 TV토론회 일정에 대해 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월 4일 미국 폭스뉴스 주관 토론, 9월 10일 ABC뉴스 주관 토론, 9월 25일 NBC TV 주관 토론 등 총 세 차례의 TV 토론회를 제안했다.
그는 “그들은 동의할 수도 있고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동의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이러한 일정에 대해 현재까지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 교체로 옅어진 기세를 되찾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이 짙은 폭스뉴스에서 첫 토론을 시작해 세 차례의 토론을 유리하게 끌어가겠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4일 폭스뉴스 주관 토론회를 수락하지 않으면 10일 토론회 참석을 또다시 무산시킬 가능성도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합의했던 10일 ABC방송 주최 토론회를 취소한 바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교체된 데다가 ABC방송과는 소송 중이라 이해관계가 상충한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존 토론회는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예정돼 있던 것으로, 그가 대선후보에서 물러나면서 종료됐다”고 주장했다.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최종 성사된다면 11월 대선을 앞두고 두 사람 간 첫 맞대결이 된다. TV와 동영상을 통해 미국 전역의 유권자들이 시청하는 TV토론회는 선거전의 향방을 가늠할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검사 출신으로 말솜씨가 뛰어나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미국 연방의회 상원의원 시절 청문회에서 트럼프 당시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엄격하게 추궁하는 모습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범죄자’로 몰아붙이며 검사 출신인 자신과 대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TV 토론회에서 ‘대체로 평정심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상대가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워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