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시장 흔든 '엔 캐리 트레이드'...경계해야 할 엔화 수준은

입력 2024-08-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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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지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 공포가 글로벌 시장을 덮쳤다. 이달 2일과 5일은 각각 ‘블랙 프라이데이’, ‘블랙 먼데이’로 불리며 주식시장을 대혼란에 빠트린 주범 중 하나로 몰린 엔화는 한때 달러당 160엔 초반에서 최근 140엔 후반대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그만큼 엔화 가치가 크게 뛰어올랐단 뜻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거두는 거래를 말한다.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던 일본이 금리를 최근 0.25%로 상향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이 더는 엔화를 매력적인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 탓에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면서 엔화가 일본으로 들어가고, 이에 엔화 가치가 점점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최근 한 달간 10%가량 상승했다.

일본 금융당국은 2거래일 연속 글로벌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급히 재무성·금융청·일본은행(BOJ) 간 3자 회의를 열고 ‘엔화’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6일 일본 재무성은 기자회견을 통해 엔화 변동이 경기에 미치는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발표했으며, 결국 다음날인 7일엔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가 “금융 자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보수적인 태도로 돌아섰고, 적절한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줬지만, 아직 엔 캐리 트레이드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강효주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로 미·일 금리 차가 축소되면 엔 캐리 자금 회수로 이어지고 이는 가파른 엔고로 전환된다”면서 “이 같은 로직을 고려하면 변동성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경계해야 할 엔화 수준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을까, KB증권에 따르면, 일차적으로는 달러당 144.8엔, 이차적으로는 139.9엔이 일본 증시의 허들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BOJ는 단칸(Tankan) 조사를 통해 기업들의 엔·달러 전망치를 집계하는데, 7월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평균 환율은 144.8엔이었다. 이에 하반기 가이던스를 발표한 기업들은 144엔대를 적용해 계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환율이 139.9엔 이상으로 절상될 경우는 일본증시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봤다.

강 연구원은 “이번 3자 회의를 통한 BOJ의 입장 표명도 장중 약 144~145엔이 깨진 후 진행되었음을 고려하면, 144엔대에서 추가 절상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 지속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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