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삼성ㆍLGㆍ로보락' 경쟁 심화
LG전자가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를 동시에 하는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출시한다. 그간 중국의 로보락이 주도권을 잡고 있던 로봇청소기 시장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하반기 점유율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15일 청소·관리·설치 문제까지 해결한 일체형 로봇청소기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신제품은 흡입 및 물걸레 청소부터 물걸레 세척, 건조까지 한 번에 알아서 완료해주는 ‘올프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LG 로보킹 AI 올인원은 AI를 활용해 자율주행 성능을 대폭 높였다. 라이다 센서와 삼원색(RGB) 카메라 등 센서를 결합해 최적 경로를 찾는다. 약 100종의 사물을 인식해 장애물을 피하고, 20㎜의 문턱도 넘을 수 있다.
청소 기능도 강화했다. 최대 진공도 1만 파스칼(Pa)의 모터 흡입력으로 바닥 먼지를 제거한다. 물걸레는 180rpm(분당 회전수)의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청소 중 카펫을 인지하면 흡입력은 높이고, 물걸레는 들어 올린다.
LG전자는 오수통 전용 관리제를 개발해 그간 골칫거리였던 냄새 문제도 해결했다. 신제품은 물걸레를 세척할 때 전용 관리제를 자동 분사하고, 열풍 건조로 말려준다. 관리제를 통해 냄새를 유발하는 황화합물 생성을 약 30% 감소시켰다.
로봇청소기에 달린 카메라가 집안 곳곳을 탐색하는 만큼 보안 문제도 신경을 썼다. LG전자는 이번 신제품에 LG SDL(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을 적용했다. 데이터를 암호화 처리해 외부의 불법적인 유출 등으로부터 방어한다.
가격은 출하가 기준 기본 제품은 199만 원, 자동 급배수 키트를 포함하면 219만 원이다. 고가 제품인 만큼 구독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이번에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그간 중국 로보락이 주도하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새로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실제로 상반기 삼성전자 신제품 출시 이후 로보락은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점유율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로보락의 150만 원 이상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제품 시장 점유율은 65.7%로, 지난 한 해 점유율 80.5% 대비 14.8%포인트(p)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4월 초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바 있다. 출시가는 179만 원으로, 로보락 신제품 ‘S8 맥스V 울트라’보다 5만 원 더 저렴하다. 강화된 AI 기능으로 마룻바닥, 카펫 등 바닥 환경에 따라 알아서 최적 방식으로 청소하고, 사물 인식 기술도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출시된 지 25일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넘겼고, 5월에도 1만 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4~5월 로봇청소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 늘었다.
촘촘한 AS 시스템을 갖춘 것도 국내 기업들의 장점이다. 이에 로보락도 올해 롯데하이마트와 제휴를 맺고 AS 접수 지점을 기존 18개에서 352개로 확대했다. 다만 각 지점에서 접수를 하더라도 AS센터로 다시 배송해 수리하는 식이라 여전히 전체적인 수리 기간은 국내 기업들보다 오래 걸린다는 평가다.